7일 2100선을 돌파하는 초반 강세에도 불구하고 뒷심부족으로 2080선을 회복하는 데 그친 코스피가 8일 오전 2080선 보합권에서 등락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10일 옵션만기에 이어 11일에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 있다. 옵션만기 영향과 금통위의 금리인상 여부라는 불확실성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선뜻 주식 투자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지수는 밑으로도 위로도 막혀 있는 양상이다. 미국이 경기회복 기대감과 경제지표 호조 등을 바탕으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지만 신흥국의 인플레이션을 대표하는 중국의 긴축이라는 변수가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로 진입하면서 지금까지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수출주들의 실적도 부담이 되고 있다.

이집트 악재에 코스피지수가 2000선 중반을 지켜냈지만 반대로 연휴 기간 글로벌 증시의 훈풍에도 전날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국내외 변수가 힘겨루기를 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

옵션만기와 금통위라는 굵직한 국내 이벤트가 끝나기 전까지는 지수의 박스권 등락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위험을 줄이려면 당분간 쉬어가는 것도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이다. 확신할 수 없을 때는 확인하고 움직이는 게 최선의 대응방법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증시의 상승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고점권 등락은 유지할 수 있겠지만 저항도 만만치 않다"며 "외국인 매수세가 크게 약화되고 있고 금리와 환율 등 가격지표들이 불안정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종목별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일단 선진국 증시의 강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코스피 지수 2070~2120선 전후의 등락을 이용한 단기매매는 무리가 없겠지만 당분간 보수적 관점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제시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모멘텀이 견조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지수 조정 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되지만 상승으로의 전환도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 연구원은 "당분간 지수는 제한적인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적으로 방향성 없는 비추세 국면에 진입하면서 확인해야 할 변수도 많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시장 대응은 한 템포 늦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시장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게 현명한 시점이지만 그래도 박스권 등락을 '비중확대' 기회로 삼는다면 지수보다는 종목별 대응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제시하고 있다. 경기회복 모멘텀을 장착한 업종과 종목에 주목하라는 분석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종목별로는 미국의 경기회복 수혜가 기대되는 반도체 관련주와 유가 상승을 고려한 정유,대체에너지 관련주에 대한 긍정적 관심을 이어가는 게 유리하다"며 "기술적인 지지력 형성 기대감을 높인 자동차와 금융관련 대형주들도 분할 매수로 대응할 만한다"고 진단했다.

배 연구원은 "미국와 국내 수출 모멘텀을 고려한 IT와 정유업종을 중심으로 국내 경기 모멘텀 반전 가능성에 기댄 금융 업종에 대한 관심이 유리할 것"이라며 "수급 측면에서도 이들 업종 대표주는 외국인 매수 둔화 국면에서도 기관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굵직한 국내 변수들이 예정돼 있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형국이다. 헤드라이트를 켜고 시야가 확인되는 범위에서 움직이든지, 안개가 걷힐 때까지 쉬어가는 게 안전한 방법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