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半전세' 고통] 저금리로 전세 사라지고 半전세ㆍ월세가 주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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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세나 보증부 월세로 거주하는 세입자들이 늘면서 월세가 주택임대 시장의 주류가 될지 관심이다. 전액 보증금 형태로 집을 빌리는 전세는 한국에만 있는 임대 제도다. 일본 오사카 한인 거주지역에 일부 전세 형태가 남아 있을 뿐 외국에선 임대료를 매달 내는 월세가 정착돼 있다.
전세는 구한말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성(서울)과 전북 군산 등 상업이 발달한 곳에 몰려든 상인(세입자)들과 한 밑천 쥐고 장사에 나서려는 집주인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전세는 1960년대부터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연 20%대 고금리 상황에서 월세보다 목돈을 은행에 맡기는 게 유리했기 때문이다. 집값이 오르면서 전세금으로 건축비를 조달해 단독주택을 짓고 세를 놓은 뒤 시세차익을 얻는 재테크 사례도 급증했다. 세입자들도 집값의 일부로 거주할 수 있고 매달 월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전세를 선호했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택 구입자금을 정부가 융자해줄 형편이 아니었고 공공임대 주택도 없었던 터라 전세는 집주인과 세입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주택임대 주류가 됐다"고 설명했다.
전세는 최근 위축되는 추세다. 저금리 가 지속되고 집값도 안정세를 보이자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고 있어서다. 주택 소유자의 상당수가 임대료로 생활비를 충당하려는 고연령층이라는 점도 월세 전환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박은철 시정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집주인들이 전세 제도를 유지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어 월세가 주택임대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소득도 낮고 주택을 장만하기 쉽지 않은 저연령층과 고연령층 간의 갈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에 비해 월세가 훨씬 불리한 만큼 전세형 공공임대를 늘리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전세 선호가 뿌리 깊어 월세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서울시가 공급하는 시프트 등 장기전세주택의 인기를 놓고 보더라도 세입자의 전세 선호 현상이 워낙 강해 월세 전환에 저항감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전세 문화 자체가 사라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전세는 구한말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성(서울)과 전북 군산 등 상업이 발달한 곳에 몰려든 상인(세입자)들과 한 밑천 쥐고 장사에 나서려는 집주인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전세는 1960년대부터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연 20%대 고금리 상황에서 월세보다 목돈을 은행에 맡기는 게 유리했기 때문이다. 집값이 오르면서 전세금으로 건축비를 조달해 단독주택을 짓고 세를 놓은 뒤 시세차익을 얻는 재테크 사례도 급증했다. 세입자들도 집값의 일부로 거주할 수 있고 매달 월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전세를 선호했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택 구입자금을 정부가 융자해줄 형편이 아니었고 공공임대 주택도 없었던 터라 전세는 집주인과 세입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주택임대 주류가 됐다"고 설명했다.
전세는 최근 위축되는 추세다. 저금리 가 지속되고 집값도 안정세를 보이자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고 있어서다. 주택 소유자의 상당수가 임대료로 생활비를 충당하려는 고연령층이라는 점도 월세 전환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박은철 시정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집주인들이 전세 제도를 유지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어 월세가 주택임대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소득도 낮고 주택을 장만하기 쉽지 않은 저연령층과 고연령층 간의 갈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에 비해 월세가 훨씬 불리한 만큼 전세형 공공임대를 늘리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전세 선호가 뿌리 깊어 월세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서울시가 공급하는 시프트 등 장기전세주택의 인기를 놓고 보더라도 세입자의 전세 선호 현상이 워낙 강해 월세 전환에 저항감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전세 문화 자체가 사라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