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펀드 3개를 현대자산운용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공모펀드를 다른 운용사에 넘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PCA운용은 지난 1일 'PCA일본대표기업I-1''PCA일본대표기업I-2''PCA코리아인컴' 펀드의 수익자총회를 열고 이들 펀드를 현대운용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모두 설정액이 50억에 못 미치는 '자투리 펀드'다. 2007년 3월 설정 이후 수익률은 채권형인 PCA코리아인컴이 19.3%지만 'PCA일본대표기업I-1'(-54.89%),'PCA일본대표기업I-2'(-9.17%)는 마이너스다.

PCA운용은 당초 이 펀드들을 청산할 계획이었다. 규모가 너무 작아 일본 증시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에 분산 투자한다는 운용전략을 수행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일본 증시의 장기 부진으로 투자자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져 설정액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했다.

하지만 판매사인 현대증권과 일부 수익자들이 펀드를 청산하면 손실을 그대로 떠안아야 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면서 현대운용에 넘기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손해 난 펀드를 규모가 작다고 청산하면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게 될 것을 우려해 운용사 변경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손실 난 펀드를 떠안은 현대운용은 해당 펀드를 일본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 형태로 바꿔 운용할 계획이다. 현대운용 관계자는 "일부에서 모회사인 현대증권의 눈치를 보고 억지로 펀드를 넘겨받은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해외 ETF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나갈 계획이었고 새 투자자도 모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