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半전세' 고통…"집세로 생활비 바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전세에 월세 부담 추가…서민 가계 적자만 쌓여
분당신도시 이매동 85㎡(전용) 아파트에 사는 김승우씨(47 · 회사원)는 다음 달 초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집주인이 전셋값을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올리면서 전세금 1억원 대신 월세 60만원을 요구해서다. 400여만원의 월급에서 두 자녀(중2,고2) 사교육비 230만원과 월세를 떼면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다. 김씨는 "자녀 교육 문제로 이사가 어려워 전세를 찾지 못하면 퇴직금을 중간 정산받아 생활비를 충당해야 할 처지"라고 푸념했다.
전세난과 저금리로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내는 '반(半)전세'가 확산되면서 서민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8일 찾은 경기도 용인시 성복동 아파트 단지 인근의 부동산중개업소에는 13개 전세물건 가운데 12개가 반전세였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입주대란으로 싼 전세물건이 많았는데 지금은 집주인들이 모두 반전세로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반전세는 서울 강남권,분당 등에서 서울 목동과 강북,지방 대도시로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
반전세는 전세와 달리 매달 일정 금액을 지출해야 한다는 점에서 서민들을 한계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여기에 사교육비 부담과 한파 구제역 등으로 치솟은 물가까지 겹쳐 '삼중고'를 겪고 있다.
심형석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반전세로 인해 전세금에 대출을 끼고 집을 마련하고,주택을 바탕으로 노후를 대비하는 '중산층 루트'가 끊기고 있다"며 "내집 마련이 더 힘들어진 서민들과 젊은층의 좌절감이 잠재적 갈등 요인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뒤늦게 전세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르면 이달 말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시장 반응은 미온적이다. '전세난은 매수 위축과 이사철이 겹쳐 일어난 일시적 현상으로 향후 자연스럽게 해소될 문제'라는 안일한 인식이 상황을 악화시킨 데다 단기적으로 주택 공급을 늘릴 방안이 마땅치 않아서다.
박종덕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부동산투자부문장은 "중장기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 세제를 포함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철/김재후 기자 synergy@hankyung.com
전세난과 저금리로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내는 '반(半)전세'가 확산되면서 서민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8일 찾은 경기도 용인시 성복동 아파트 단지 인근의 부동산중개업소에는 13개 전세물건 가운데 12개가 반전세였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입주대란으로 싼 전세물건이 많았는데 지금은 집주인들이 모두 반전세로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반전세는 서울 강남권,분당 등에서 서울 목동과 강북,지방 대도시로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
반전세는 전세와 달리 매달 일정 금액을 지출해야 한다는 점에서 서민들을 한계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여기에 사교육비 부담과 한파 구제역 등으로 치솟은 물가까지 겹쳐 '삼중고'를 겪고 있다.
심형석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반전세로 인해 전세금에 대출을 끼고 집을 마련하고,주택을 바탕으로 노후를 대비하는 '중산층 루트'가 끊기고 있다"며 "내집 마련이 더 힘들어진 서민들과 젊은층의 좌절감이 잠재적 갈등 요인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뒤늦게 전세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르면 이달 말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시장 반응은 미온적이다. '전세난은 매수 위축과 이사철이 겹쳐 일어난 일시적 현상으로 향후 자연스럽게 해소될 문제'라는 안일한 인식이 상황을 악화시킨 데다 단기적으로 주택 공급을 늘릴 방안이 마땅치 않아서다.
박종덕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부동산투자부문장은 "중장기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 세제를 포함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철/김재후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