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폭우로 광화문광장이 물에 잠겨 곤욕을 치렀던 서울시가 이 지역에 대규모 배수터널을 만들어 침수 재발을 원천봉쇄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일대 지하 40m에 2㎞짜리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을 설치하는 내용 등을 뼈대로 한 '침수피해 저감대책'을 8일 발표했다. 2013년까지 320억원을 들여 신설되는 이 터널은 지름이 3.5m에 달해 '50년 만에 한번 올 폭우'인 시간당 102㎜ 강수량에도 견딜 수 있다. 기존 배수시설은 시간당 75㎜ 비를 소화하는 수준에 그쳤다.

터널은 백운동천이 있는 종로구 통인동에서 청계천이 있는 중구 삼각동까지 이어져 폭우 시 불어난 백운동천의 물이 광화문광장을 거치지 않고 청계천으로 바로 유입되도록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은 시간당 110㎜의 강수량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범람 위험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공사가 끝나기 전까지 세종주차장 맨 아래층을 임시 저류시설로 전환해 배수능력을 임시 보완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저지대 수해취약지역의 폭우 대응능력을 현재 시간당 74㎜에서 94㎜까지 견딜 수 있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광화문사거리와 함께 양천 · 강서 가로공원길,광진 구의 · 자양동,서초 강남역,용산 한강로,강서 화곡동,동작 사당역,영등포 대림동 일대 등 8곳을 주요 취약지역으로 꼽았다. 이 지역에는 2014년까지 6693억원이 투입돼 시내 빗물펌프장 40곳의 용량이 확충되고 빗물펌프장 1곳,빗물저류조 22곳이 신설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