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이코노미스트클럽 회원들은 올해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당초 전망했던 것보다 훨씬 더 탄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석유 등 국제 원자재와 곡물 가격이 치솟고 수요 측면에서도 가격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초 관측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진단했다.

◆성장률 전망치 상향 잇달아

한경이코노미스트클럽 회원 20명 가운데 이번 조사에서 답변을 한 이코노미스트는 19명이었다. 이 중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이코노미스트는 6명(31.6%)이었다. 신동석 삼성증권 거시경제팀장,임준환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경제연구실장,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고유선 대우증권 글로벌경제팀장,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선임 연구위원,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시장팀장 등이다.

신동석 팀장은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7%에서 5.3%로 높여 가장 많이 상향 조정했다. 이는 정부의 전망치(5%)보다도 높은 것이다. 그는 "미국 경제가 호전되고 한국의 수출이 예상보다 견조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박종현 센터장(4.5%→5%),임준환 실장(4.3%→4.8%),고유선 팀장(4.3%→4.7%),이성권 위원(4.3%→4.6%),장보형 팀장(4.1%→4.5%) 등도 0.3~0.5%포인트 높였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이번에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지 않았지만 국내외 경제 흐름을 봤을때 높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물가안정이 올해 최대 과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이코노미스트는 19명 중 12명(63.2%)으로 GDP 전망치를 올린 회원수의 2배였다. 동학림 IBK경제연구소장이 3.5%에서 4%로 높여 가장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홍콩본부 한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3.7%에서 4%로 높였다.

이들과 함께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3.5%),홍춘욱 국민은행 자본시장본부 수석 이코노미스트(3.6%),장보형 팀장(3.6%),임준환 실장(3.5%),신동석 팀장(3.5%),박종현 센터장(3.6%),이성권 위원(3.9%),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3.9%),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대표(3.6%) 등 11명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 전망치(3.5%)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평균은 지난달 3.3%에서 이달엔 3.5%로 0.2%포인트 높아졌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원자재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대,기대 인플레이션의 상승 등을 고(高)물가의 배경으로 꼽았다. 동학림 소장은 전세가격 상승세를,고유선 팀장은 한파 및 구제역 여파를 각각 지목했다.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 63%

한은은 1998년 정책금리 중심으로 통화정책 체계를 바꾼 이래 점진적 금리 조정 방식을 정착시켜 왔다.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인상한 것은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2007년 7~8월이 유일했으며,기준금리를 수개월 연속 내린 것은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가 전부다. 때문에 두 달 연속 인상을 점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한경이코노미스트클럽 회원 중 63.2%(19명 중 12명)는 그러나 이번엔 한은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욱 위원은 "한은이 물가상승 압력에 대응하는 의지를 분명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결을 내다본 36.8%는 한은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임동필 신한FSB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들의 금리 인상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한은이 완급 조절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