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8일 신종플루(H1N1) 예방백신을 접종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서 기면증(narcolepsy)으로 추정되는 증상이 나타났다는 보고가 12개 나라에서 접수됐다고 밝혔다.

WHO는 이날 발표문을 통해 "2009년에 유행한 신종플루의 예방을 위해 백신 접종이 널리 이뤄진 결과, 2010년 8월 이후 최소한 12개 나라에서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기면증 사례가 보고됐다"며 "이런 종류의 수면 장애는 과거 백신접종 사례에서는 없었던 것"이라며 소속 전문가들이 추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WHO에 따르면 낮 시간에 과도하게 졸립고 환각과 수면발작을 일으키는 증세인 기면증은 스웨덴과 아이슬란드,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에서 발생 빈도가 높았다.

WHO 산하 국제백신안전성 자문위원회(GACVS)는 핀란드에서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GSK)의 신종플루 백신 `팬뎀릭스(Pandemrix)'를 접종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면증세를 보이는 비율이 접종을 받지 않은 어린이들에 비해 9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WHO는 발표문에서 "자문위원회는 지난 2009년 접종이 이뤄진 팬뎀릭스와 다른 신종플루 백신과 기면증의 상관관계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며 "기면증 위험도 증가 현상은 과거 인플루엔자나 다른 질병에 대한 백신 접종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유럽의약청(EMA)도 신종플루 백신과 기면증의 관계에 대한 별도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핀란드 국립보건복지연구소의 태스크포스팀은 지난주 4살부터 19살 사이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서 나타난 기면증이 백신 및 다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핀란드 국립보건복지연구소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GSK의 신종플루 백신 팬뎀릭스를 접종한 어린이와 청소년이 기면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팬뎀릭스 백신은 2009년과 2010년에 전 세계 47개 나라에서 널리 사용됐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