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승 윌슨 '노 보기' 비결은 그린 앞 100야드 샷 집중 연습
올해 출전한 미국PGA투어 세 대회에서 2승.승률 67%의 주인공은 지난해까지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마크 윌슨(37 · 미국 · 사진)이다. 프로 15년차인 그는 지금까지 메이저대회에 단 세 차례 나갔으나 모두 커트탈락했다. 마스터스나 브리티시오픈에는 얼굴조차 내밀지 못했다. 한 달 전만 해도 세계랭킹 237위였던 그가 3주 전 소니오픈에 이어 8일 끝난 피닉스오픈에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지금은 랭킹 51위다.

체격도 왜소(?)하고,드라이버샷 거리도 평균 이하인 그의 연승비결은 무엇일까. 윌슨은 우승 인터뷰에서 전문코치를 영입해 '맞춤 조언'을 들은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스포츠 심리학자로 유명한 봅 로텔라,타이틀리스트 성능연구소 설립자인 그레그 로즈가 그들이다.

◆100야드 샷에 초점을 맞춘다

벌써 2승 윌슨 '노 보기' 비결은 그린 앞 100야드 샷 집중 연습
윌슨은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연습 마니아'였다. 라운드가 끝나기 무섭게 드라이빙 레인지로 달려가 스윙을 분석했다. 지금은 다르다.

스윙보다는 볼을 홀에 집어넣는 데 주력한다. '완벽한 스윙을 다듬는 데 시간을 투자하느니 1타라도 줄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연습라운드를 할 때 그가 가장 많이 머무르는 곳은 홀에서 100야드 떨어진 지점이다. 그곳에 볼을 몇 개 던져놓고 어프로치샷을 한 다음 그린 쪽으로 간다. 그린을 벗어난 볼이 있으면 그 곳에서 파를 세이브하는 데 온 신경을 쏟는다.

윌슨은 "이 방식으로 연습하니 좀처럼 보기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소니오픈 3,4라운드 때 40홀 연속 '노 보기' 행진을 벌였고,피닉스오픈에서는 라운드당 하나꼴로 보기를 했다. '스코어링 존'에서 집중 연습한 덕분이다.

◆퍼트는 두 부분으로 나눠 한다

윌슨은 로즈에게 새 퍼트 기법을 배웠다. 그 결과 예전보다 퍼트라인을 더 잘 읽게 됐다는 것.피닉스오픈 연장 첫 홀에서 21m 거리의 첫 퍼트가 홀에서 1.5m 지점에 멈췄지만 성공했고,두 번째 홀에서는 2.4m 버디퍼트를 넣어 우승으로 연결했다.

그의 달라진 모습을 지켜 본 투어 관계자들은 "윌슨은 투어에서 제일 가는 '클러치 퍼터'(결정적 순간 퍼트를 성공하는 골퍼)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윌슨이 말하는 퍼트 기법은 퍼트를 두 부분으로 나눠 하는 것.브레이크가 있는 라인일 때 가장 많이 굽어질 것으로 보이는 지점까지를 한 파트로,그 변곡점으로부터 홀까지를 다른 파트로 나누는 것.그런 뒤 각각의 라인을 관찰하고 스트로크할 때는 볼을 변곡점으로 보내는 것이다.

◆실수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윌슨은 작년까지 실타가 나오면 화를 못 참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심리(멘탈)적으로 성숙한 것.피닉스오픈 마지막 홀.선두 다툼을 벌이던 그의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다. 홀까지는 9번아이언 거리였다. 그는 "예전같으면 낙담한 나머지 벙커샷마저 실수해 또 다른 벙커에 넣었겠지만 이번엔 마음을 편하게 하고 집중해서 샷을 할 만큼 차분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파를 세이브하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그가 로텔라에게 배운 것은 '샷이나 스윙 실수가 나와도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다음 샷에 포커스를 맞출 수 있는 집중력'이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