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어려워…재수학원 경쟁률 20대 1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강남대성에 4300여명 몰려
기숙학원 月수업료 200만원대
기숙학원 月수업료 200만원대
9일 오전 서울 서초동 강남대성학원.2000여명의 수험생들이 '재수생 종합반'(모집인원 200명)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을 치르기 위해 몰렸다. 전날부터 이틀간 '학원 입시'를 본 재수생은 총 4300여명으로 경쟁률이 21.5 대 1에 달했다.
이날 시험을 치른 김현옥씨(19 · 대치동)는 "강남 8학군에서는 반에서 한 두명 빼고는 전부 재수를 선택할 정도로 재수생이 많다"며 "학원 들어가기가 대학 가기보다 더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어려웠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영향으로 상위권 수험생을 중심으로 재수학원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일부 학원은 한 달 수업료가 100만원을 웃돌지만 학원 문턱을 넘기가 힘들다.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을 받은 상위권 수험생 숫자가 예년보다 늘어났기 때문"(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국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모이는 강남대성학원에는 수능성적으로 뽑는 무시험전형까지 합치면 총 7000여명이 응시했다. 학원 측은 1300명가량을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일부 학생들은 3~4군데 학원을 돌며 시험을 보기도 한다. 전날 종로학원에 이어 이날 대성학원에서 시험을 본 박모씨(19)는 "수능시험 때보다 더 긴장됐다"고 말했다. 김명준 대성학원 부원장은 "인문계는 취업에 유리한 최상위권 대학에,자연계의 경우 의대에 지원하려는 학생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최근 경기 용인시 백암면에 기숙학원을 추가로 연 메가스터디에도 사상 최대 규모의 재수생이 몰렸다.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작년에 4500여명을 모집했지만 올해는 5900여명을 선발한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수능 수리 '나'형에 미적분 등이 추가됨에 따라 학원비도 올랐다. 경기 이천시 소재 삽자루기숙학원은 지난해 월 198만원이었던 학원비를 인문계열은 215만원,자연계열은 220만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지방 출신 수험생들이 서울로 몰리면서 학원 주변 기숙학사 비용도 들썩이고 있다. 1인실 기준 한 달 가격이 120만원 선에 달하지만 빈 방을 찾기 힘들다. 재수를 하려는 딸과 함께 포항에서 왔다는 정모씨는 "학원비까지 합하면 한 달에 200만원을 넘게 내야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일규/하헌형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