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이사철에 전세 재계약을 맺을 때 전셋값 부담이 가장 큰 곳은 서울 서초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9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셋값은 2009년 3월 459만원이었으나 현재는 536만원으로 77만원 상승했다.

서초구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3.3㎡당 795만8000원에서 1037만4000원으로 241만6000원(30.3%) 뛰었다. 전세 계약이 2년 주기로 이뤄지므로 100㎡ 규모 아파트에 사는 세입자라면 7248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재계약이 가능한 셈이다.

강남구는 940만5000원에서 1172만4000원으로 231만9000원,송파구는 715만5000원에서 912만7000원으로 197만2000원 각각 올랐다.

강남3구는 전통적으로 전세 수요층이 두터운 지역인데다 2년여 전 재건축단지 대규모 입주 등으로 전셋값이 폭락했지만 최근 주변과 시세가 비슷해진 상태에서 재계약이 되고 있어 상승폭이 컸다고 닥터아파트 관계자는 분석했다.

실제 2008년 7월부터 9월까지 잠실에선 엘스 리센츠 파크리오 등 1만8105채가, 2008년 12월에는 반포동에서 반포자이 2991채가 입주를 시작하며 해당 아파트 단지 전셋값이 크게 떨어졌다.

동탄신도시(191만6000원) 서울 광진구(157만5000원) 과천(157만4000원) 서울 양천구(136만원) 등도 2년 전에 비해 3.3㎡당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 동탄은 최근 입주 4년차를 맞아 대규모로 전세 재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재계약과 전세난이 맞물리면서 전셋값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동탄신도시 반송동 세광공인 관계자는 "2009년 초 1억5000만~1억7000만원이던 동탄 아이파크 전용 85㎡가 현재는 2억3000만원 수준"이라며 "지난해 말 전세난을 겪으며 큰 폭으로 뛰었다"고 설명했다.

3.3㎡당 전셋값은 서울이 619만8000원에서 739만원으로 119만2000원 올랐다. 분당 평촌 산본 등 신도시는 75만4000원 상승했고 경기도는 52만9000원,인천은 23만7000원가량 올랐다.


수도권 대부분의 전셋값이 크게 올랐지만 하락한 지역도 있다. 동두천은 2009년 3월 3.3㎡당 189만9000원이었으나 현재는 13만원 내린 176만9000원으로 조사됐다. 여주군도 3.3㎡당 258만원으로 6만9000원 하락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2년 전에 비해 전세가가 많이 올라 봄철 재계약 때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전셋값이 많이 오른 강남권에서 이주해온 수요가 늘어나 강남 주변지역도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