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고객에게 주식 투자자금으로 빌려준 신용융자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실태 점검에 나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융투자협회와 공동으로 이날부터 22일까지 대우 한국투자 현대 우리투자 삼성 등 신용융자 상위 5개 증권사에 대한 실태 조사에 들어갔다. 증시 활황에 따라 신용융자 잔액이 사상 최대로 증가하면서 증권사와 투자자의 위험을 사전에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다.

신용융자 잔액은 2008년 말 1조5060억원에 그쳤으나 지난해 말 5조9740억원까지 증가한 데 이어 지난 7일 6조3770억원으로 불어났다. 올 들어서만 4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지난달 24일에는 6조399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빚을 내 주식을 사는 투자자가 그만큼 많아진 것이다.

종목별 신용융자 잔액(9일 기준)은 하이닉스가 2026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기아차(1518억원) 삼성전기(1444억원) 삼성물산(1111억원) 삼성SDI(1038억원) 등의 순이다. 상장 주식 수 대비 신용융자 주식 수 비율은 광명전기 사조해표 동양철관 한솔홈데코 유니온 배명금속 인팩 등이 6%를 웃돌고 있다.

이번 실태 점검은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모범규준을 준수하고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모범규준에 따르면 신용융자는 고객별 · 종목별로 구분해 관리해야 하며 관련 조직으로 리스크관리위원회를 둬야 한다.

이에 앞서 감독당국은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실시하던 신용융자 이벤트에 제동을 걸었으며 자문형랩에 대한 연계신용거래도 금지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