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문학 저력 재발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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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곰치 씨 르포·산문집 출간
32㎏의 몸무게로 폐 기능의 70%를 상실한 서른다섯 살의 김형렬씨는 2005년 세상을 떠났다. 그는 '원폭 2세 환우회'의 초대 회장.원폭 피해의 후유증을 부모로부터 물려받았다고 확신한 그는 무관심한 정부와 일본 사회에 한국 원폭 피해자들의 사정을 알리는 데 3년을 바쳤다.
소설가 김곰치씨(41 · 사진)는 두 번째 르포 · 산문집 《지하철을 탄 개미》(산지니 펴냄)를 김씨 때문에 썼다고 한다. 전작 《발바닥,내 발바닥》에 이어 이번에도 우리 사회의 비주류라고 할 만한 소수자와 약자들에게 귀를 기울였다.
김씨는 "형식적인 완성도를 고민해야 하는 소설보다 현장을 직접 다룬 르포가 더 빠르고 직접적으로 와 닿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12편의 르포 중 일부는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행하는 잡지인 '인권'에 기고된 것들이다.
강북 뉴타운 재개발로 사라지게 된 서울 은평구의 단독주택촌 한양주택 마을에 사는 유동희 할아버지는 20여년 넘게 키운 마당의 나무들이 새로 지을 아파트보다 더 좋단다. 안락한 주거의 형태란 개인에게 어떻게 다른 걸까.
작가는 이념적인 당위성을 주장하기보다 각자의 사연에 초점을 맞춘다. 부산시립의료원 호스피스 병동의 자원봉사자들과 환자들,기름 유출 사고가 났던 충남 태안의 주민들,42세 정년 규정에 걸려 해고된 골프장 캐디의 삶은 시사적 이슈들을 끌어 안으면서도 이웃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촉구한다.
그는 또 13편의 산문에선 소소한 일상을 통해 남들이 보지 않는 삶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감사를 담았다. 수 백개의 계단을 지나 어떻게 거기까지 왔을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지하철 객차의 개미 한 마리 이야기를 쓴 표제작 '지하철을 탄 개미'에서 작가는 "우리 인간의 삶이 저 개미의 불안한 꼬락서니가 아닐까. 천지도 모르고 눈앞의 일에만 개미처럼 성실하고 개미처럼 열심인…"이라고 읊조린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소설가 김곰치씨(41 · 사진)는 두 번째 르포 · 산문집 《지하철을 탄 개미》(산지니 펴냄)를 김씨 때문에 썼다고 한다. 전작 《발바닥,내 발바닥》에 이어 이번에도 우리 사회의 비주류라고 할 만한 소수자와 약자들에게 귀를 기울였다.
김씨는 "형식적인 완성도를 고민해야 하는 소설보다 현장을 직접 다룬 르포가 더 빠르고 직접적으로 와 닿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12편의 르포 중 일부는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행하는 잡지인 '인권'에 기고된 것들이다.
강북 뉴타운 재개발로 사라지게 된 서울 은평구의 단독주택촌 한양주택 마을에 사는 유동희 할아버지는 20여년 넘게 키운 마당의 나무들이 새로 지을 아파트보다 더 좋단다. 안락한 주거의 형태란 개인에게 어떻게 다른 걸까.
작가는 이념적인 당위성을 주장하기보다 각자의 사연에 초점을 맞춘다. 부산시립의료원 호스피스 병동의 자원봉사자들과 환자들,기름 유출 사고가 났던 충남 태안의 주민들,42세 정년 규정에 걸려 해고된 골프장 캐디의 삶은 시사적 이슈들을 끌어 안으면서도 이웃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촉구한다.
그는 또 13편의 산문에선 소소한 일상을 통해 남들이 보지 않는 삶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감사를 담았다. 수 백개의 계단을 지나 어떻게 거기까지 왔을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지하철 객차의 개미 한 마리 이야기를 쓴 표제작 '지하철을 탄 개미'에서 작가는 "우리 인간의 삶이 저 개미의 불안한 꼬락서니가 아닐까. 천지도 모르고 눈앞의 일에만 개미처럼 성실하고 개미처럼 열심인…"이라고 읊조린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