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러시아 정부가 일본에 자국 국기 모욕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8일(현지시각) 발표한 성명에서 이달 7일 도쿄에 있는 주일 러시아 대사관 부근에서 열린 ‘북방영토의 날’ 행사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러시아 국기에 낙서를 한데 대해 국기 모독이라며 수사를 통한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모스크바 주재 일본 대사관의 공사를 불러 항의하는 한편 재발 방지책과 러시아 대사관의 안전 확보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지난 7일에는 주일 러시아 대사관에 총알이 든 우편물이 배달돼 러시아를 자극했다.

지난 7일 간 나오토 총리가 작년 11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쿠릴열도를 방문한 것을 문제 삼아 “용인할 수 없는 폭거”라고 격렬하게 비난한 이후 일본과 러시아의 외교관계는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러시아 정부는 간 총리의 발언에 발끈하고 있고, ‘국기 모독’ 문제도 일본 정부가 국내의 반(反) 러시아 감정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쿠릴열도의 4개섬을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하지만 일본은 역사적으로 일본 땅인 만큼 모두 반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