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내연관계 폭로 불구 "재선 가도 이상 없다"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57.여) 대통령이 남편과 관련된 불륜설에도 불구하고 이미지에 거의 타격을 받지 않으면서 재선에 무난히 성공할 것으로 관측됐다고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가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남편으로 지난해 10월 말 사망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에게 내연녀가 있었다는 폭로성 기사가 보도됐으나 아르헨티나의 정치 전문가들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 분석가인 리카르도 루비에르는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에게 내연녀가 있었다는 폭로가 미망인인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동정하는 여론을 조성할 것"이라면서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재선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에르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폭로의 피해자로 인식돼 국민들이 그녀에게 더욱 연대감을 느낄 것"이라면서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이미지에 상처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 응한 다른 정치 전문가들도 "내연녀의 폭로가 페르난데스 대통령에게 결코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앞서 엘리자베스 미리암 키로가(50)라는 여성은 최근 아르헨티나 주간지 노티시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과 내연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엘리자베스는 1990년대 키르치네르를 처음 알게 됐으며 키르치네르가 남부 산타크루스 주지사를 거쳐 2003년 대통령에 취임하자 그를 따라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옮겨 비서 등으로 일했다.

엘리자베스는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7일 갑작스럽게 심장발작 증세를 일으켜 60세를 일기로 사망한 뒤에도 대통령기록센터 책임자로 일했으나 지난달 5일 해고되자 키르치네르와의 관계를 세상에 공개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엘리자베스는 키르치네르와 매우 친밀한 사이였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가 대통령이 된 뒤 모든 것을 버리고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그를 따라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의 11살짜리 딸의 아버지가 키르치네르일지 모른다는 주장은 부인했다.

한편 아르헨티나 공공여론연구센터(CEOP)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지지율은 60%로 나타났으며, 지금 당장 대선이 실시될 경우 43.3%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유력한 야권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장의 예상 득표율은 11.8%에 불과해 페르난데스 대통령과는 31.5%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이에 따라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이변이 없는 한 올해 대선에서 여유있게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대선은 한 후보가 1차 투표에서 45% 이상 득표하거나, 득표율이 40%를 넘으면서 2위 후보와의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질 경우 1차 투표에서 당선이 확정된다.

그렇지 않으면 1차 투표 득표율 1~2위 후보를 놓고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올해 대선 1차 투표는 10월 16일 실시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