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브라질 정부가 올해 예산 중 2.4%인 500억헤알(300억달러)을 삭감하는 내용의 긴축안을 내놓았다.지난달 물가상승률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기도 만테가 재무장관은 이날 오후 미리암 벨시오르 기획장관과 함께 브라질리아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지난해 12월 의회를 통과한 브라질 정부의 올해 예산은 2조730억헤알(1조2480억달러)이다.

정부의 예산삭감은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지난달 브라질의 물가 상승률은 0.83%를 기록,2005년 4월(0.87%) 이후 6년 만에 월간 최고치를 나타냈다.지난해 연간 공식 물가 상승률도 5.91%에 달해 2004년(7.6%) 이후 6년 만에 최고치였다.정부의 연간 물가 상승률 목표치(4.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만테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마다 연초에 물가 상승 요인이 집중된다” 며 “그러나 인플레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확산되는 것은 우려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물가상승 압박이 계속되면서 기준금리 인상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0.75%에서 11.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올 연말 12.5%까지 인상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그러나 이 같은 금리인상이 달러화 유입을 부채질해 헤알화 가치를 급등시킬 것이란 점이 브라질 정부엔 고민거리다.헤알화 가치가 오르면 브라질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브라질에 대한 미국 달러화 순유입은 155억달러로,2007년 6월 이후 월간 최대치를 나타냈다.지난해부터 브라질에는 금리 차이를 노리는 단기 투기성 자금(핫머니)이 끊임없이 유입되고 있다.낮은 금리로 달러화 등 다른 통화로 브라질에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지난 2년 동안 헤알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40% 올랐다.

중앙은행은 헤알화 환율 방어를 위해 지난달에만 80억달러를 매입했다.지난해 9월의 100억달러에 이어 가장 많은 규모다.이에 따라 외환보유액은 이날 2997억9300만달러로 늘어나 3000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