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세를 지속하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과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던 금값이 엇갈린 횡보를 보이고 있다.

9일(미국 현지시간) WTI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3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23센트(0.3%) 내린 배럴당 86.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전주보다 190만 배럴 늘어난 3억451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40만 배럴 증가를 밑돌았지만 4주 연속 증가한 수치다.

미 휘발유 재고도 470만 배럴 증가해 지난 1990년 3월 이후 20여년만에 최대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북해산 브렌트유는 이집트 시위가 격화된 데 따른 긴장으로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거래되는 원유가격의 기준으로 튀니지와 이집트 등 북아프리카 지역의 정치적 불안이 브렌트유 강세를 이끌고 있다.

런던석유거래소(ICE)에서 브렌트유 3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2.22달러(2.2%) 오른 배럴당 102.1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WTI와 브렌트유 가격 차이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이날 금값은 달러화 약세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 4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40달러(0.1%) 상승한 온스당 1365.50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대비 0.34포인트(0.44%) 내린 77.61을 나타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도 금값 상승을 이끌었다.

런던 앤 캐피탈의 파우 모릴라 지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값 상승에 대해 "지난해 말 금 시장을 떠났던 투자자들이 최근 금값 상승세가 재점화된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