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본격적인 조정국면으로 들어서는 징조인가? 외국인이 대규모 대량 순매도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가 10일 하락하고 있다. 이로써 3거래일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종목들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날 주식시장에는 밀, 옥수수 등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들이 상승세다. 제분업체를 비롯해 비료, 농기계, 화섬원료 등까지 주가가 오르고 있다. 이들 종목들은 애그플레이션주로 분류되면서 조정을 틈타 상승하는 모습이다.

오전 11시3분 현재 비료업체인 효성오앤비는 전날대비 전날대비 760원(9.63%) 오른 8650원을 기록중이다. 장초반 상한가로 뛰기도 했다. 경농 계열의 비료업체인 조비도 6% 넘게 뛰고 있다.

남해화학을 비롯해 유안비료업체인 카프로도 2% 대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G케미칼과 요소비료와 무기원료를 생산하는 삼성정밀화학도 강보합세다. 이처럼 비료업체들이 두드러지게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곡물들의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비료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또 농약업체인 경농도 2% 가까이 상승하고 있고 종자기업인 농우바이오도 3% 넘게 상승중이다.

제분업체인 영남제분도 6% 넘게 급등하고 있다. 밀 가격의 상승으로 원료가격의 압박은 받겠지만, 동시에 가격인상에 따른 실적개선효과가 기대되서다. 비슷한 이유로 사료 관련주들도 상승중이다. 하림계열의 배합사료 생산판매업체인 팜스코는 3% 넘게 상승하고 있고, 우성사료도 1% 대의 오름세다.

농기계 업체인 대동공업도 사흘만에 반등하고 있다. 중국의 가뭄으로 인해 곡물가격 상승세가 더해졌기 때문에 중국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면화가격 상승에 따라 화섬원료를 생산하는 케이피케미칼도 5거래일만에 4%대로 반등중이다. 면화가 상승하면 대체재인 화섬원료의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곡물가격들은 2008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9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밀 3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일대비 11.75센트(1.34%) 상승한 부셀당 8.86달러를 기록했다. 2008년 8월 이후 29개월래 최고치다.

대두 3월물 선물은 전일대비 16.75센트(1.17%) 상승한 부셀당 14.51달러, 옥수수 3월물 선물은 전일대비 24.25센트(3.6%) 오른 부셀당 6.98달러를 각각 나타냈다. 대두와 옥수수는 2008년 7월 이후 30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면화 가격도 수급 불안정으로 강세 지속하면서 1.8058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유엔(UN) 식량농업기구(FAO)도 지난 8일 중국 화북평원(華北平原) 지대의 가뭄사태를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세계 곡물가격 급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겨울 밀 생산량 중 80% 가량이 중국의 산둥, 안후이, 장쑤 등 8개 성에서 생산되고 있지만, 2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작황이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