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정 한국연구재단 신임 이사장(사진)은 '성실실패 용인제도(honorable failure)'를 시행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오 이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연구결과가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해도 연구자가 성실히 연구를 수행했음을 입증하고 해당 연구과정이 다른 연구자의 연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성실실패로 인정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성실실패로 인정된 과제 수행자에 대해서는 향후 과제신청 접근 차단 등 제재 조치가 면제 또는 감면될 예정이다.

연구재단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시행하는 도전적 연구과제인 '모험연구' 사업에 한해 성실실패 용인제도를 시범 적용하기로 했다. 이 제도가 과학기술계에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 이사장은 "연구의욕이 왕성한 신진 연구자들이 다른 부가적인 일로 인해 연구력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며 "노벨과학상 수상은 주로 젊었을 때 연구성과로 결정되는 만큼 20~30대 신진 연구자를 지원하는 예산을 확충, 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구재단은 우수신진연구자지원사업 우수박사후연수사업 등을 신설할 방침이다. 오 이사장은 서울대 물리학과를 나와 미 스탠퍼드대에서 물리학과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제록스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1984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해왔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