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단순히 바이어를 연결해 주거나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단편적 수출지원 정책은 의미가 없습니다. 각 제품 및 수출국가의 상황에 따른 맞춤형 지원이 절실합니다. "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최근 서울 강남구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조환익 KOTRA 사장과의 간담회에서 수출 중소기업을 키우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이렇게 주문했다.

간담회에선 '필요할 때 집중적인' 지원이 아쉽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냉 · 난방 공조기를 만드는 나용운 귀뚜라미 범양냉방 대표는 "2018년 러시아,2022년 카타르에서 월드컵이 열리는데 워낙 춥고 더운 나라라 냉 · 난방기의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워낙 폐쇄적인 국가들이라 바이어 접촉 자체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변압기 · 발전기 등을 만드는 장세창 파워맥스 대표도 "이머징마켓 쪽에서 전력 인프라 사업이 활발하다"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지금 도와주면 나중엔 정부지원 없이 먼저 자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성 확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침구류 청소기를 만드는 이성진 부강샘스 대표는 "생활소비재는 브랜드 마케팅이 중요한데 중소기업이 각국 상황에 맞는 홍보 활동을 하기가 어렵다"며 "제품 특성에 맞는 국가별 전략적 마케팅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자동차부품을 만드는 정동찬 태양금속 상무는 "인터넷의 발달로 중소기업도 국가별 기본정보는 스스로 파악할 수 있다"며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줬으면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조 사장은 "중기별 특성에 맞는 핀포인트(한 부분만을 집중 겨냥함)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수출 품목 다변화와 중기 수출 비중 확대를 위해 유통 · 소비재 업체 지원에도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