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 파이어니어] (8) "스토리 마케팅으로 선두 지킬 것"
이상현 캘러웨이골프 사장(45 · 사진)은 연초 시무식 때 전 직원을 모아 놓고 2시간30분가량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1시간은 사회생활에서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며 조직의 단합과 협동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머지 시간은 지난해 실적과 올해 시장 전망,경영 목표 등을 설명했다. 이 사장은 "올해는 말로만 1등이 아니라 제대로 된 선두기업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골퍼들이 캘러웨이를 통해 주변 사람들과 재미있는 골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스토리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프업계에는 최근 몇 년 동안 매출 1위 기업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다. 일부 기업은 공시로 실적을 발표하지만 다수는 발표하지 않는 데다 매출에 대한 기준도 제각각이어서다. 이 사장은 "전국 대리점 400여곳을 직접 전화 인터뷰한 결과 지난해 국내 골프클럽 매출이 온 · 오프라인 합쳐 2009년보다 8%가량 감소했어요. 하지만 캘러웨이는 대리점 판매 금액 기준으로 2009년보다 한 자릿수 성장해 8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

이 사장은 업계 '넘버 1'으로서 새로운 마케팅을 과감하게 펼쳐 나갈 계획이다. 먼저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신년호의 브랜드별 품질력을 평가하는 '핫리스트'에서 무더기로 상위에 오른 것을 알린다. 드라이버 페어웨이 하이브리드 아이언 등 카테고리별로 골드 모델을 대거 따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골퍼의 수준과 가격대별로 다양한 제품군을 갖춘 것도 자랑거리다. 디아블로 레이저(RAZR) 레가시 등 모든 모델에 투어프로 버전이 생겨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두루 만족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투어에서 캘러웨이의 인기도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알려줄 계획이다. 예컨대 드라이버라면 사용률뿐 아니라 승률 선호도 등 입체적으로 분석해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골퍼들이 클럽하우스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새로운 주제도 많이 들려준다. 지난해 레이저X 아이언과 양궁의 정확성 대결,모터사이클과 드라이버샷 스피드 대결 등으로 관심을 끌었다. 이 사장은 "골퍼들은 골프와 관련한 재미있는 이벤트에 늘 목말라 한다"며 올해도 각종 새로운 시도로 골퍼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겠다고 했다.

이 사장은 골프 시장을 더 재미있게 만들고 싶어한다. 그래서 구상한 게 골프 토너먼트다. 그는 "대리점을 대상으로 3개월에 한 번씩 골프대회를 치르고 연말 대리점,소비자,선수 등이 어우러진 잔치 마당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