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동안 집에서 나오지 않는 30대男, 도대체 무슨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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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가 1년 반 동안 방안에 틀어 박혀 혼자 '파업'을 하고 있는 한 남자의 가슴아픈 이야기를 전한다.
서울 근교의 한 아파트, 경찰이 한 가정집을 습격했다. 아파트에 생긴 누수 원인을 찾기 위한 것.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13층 집안의 배수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데, 1년이란 시간 동안 13층 세입자를 만나지 못해 경찰은 어쩔 수 없이 강제로 문을 열었다.
그 순간, 집안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창문 너머로 하얀 얼굴에 턱밑까지 머리를 길게 기른 웬 남자가 모습을 드러낸 것. 놀랍게도 그는 1년 동안 이 집 안에 있었다고 한다. 단 한 발자국도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은 채.
"빈집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세상에 그 안에 사람이 있더라고요"
"자그마치 1년이에요. 어떻게 1년 동안 안에서 다 보고 들으면서 문을 안 열어줘요?"
김계환(가명, 37세)씨는 2009년 여름, 15년 동안 다닌 직장의 일방적인 정리해고에 반대해 68일 동안 파업을 했던 파업 참가자다. 직장을 지키기 시작한 파업. 그 투쟁기간 동안 그는 이혼을 했고, 결국 희망퇴직을 당했다. 68일 간의 파업기간 동안 가족과 직장을 잃은 것 때문이었을까. 파업이 끝나고 두달 후부터 그가 이상해졌다. 집 앞에 화상카메라를 설치하고는 가족을 비롯한 외부와의 연락을 끊어버린 것. 그리고 그는 집안으로 숨어버렸다.
김씨의 형은 "파업 당시에 필요했던 물건들을 방한 가득 쌓아두고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고 그의 동료는 "파업이 끝나고도 며칠 동안 출근을 했었는데. 쫓겨났다는 걸 인정 못하는 거 같았다"고 전했다.
외출을 하지 않은지도 1년 3개월, 계환 씨의 집안에 들어간 사람은 오직 파업을 함께 했던 형뿐이다. 그것도 계환 씨가 병원에 간 사이 몰래 집안으로 들어가 본 것. 그때 형이 본 집안의 풍경은 충격 그 자체였다.
집 안에는 1.5리터짜리 생수 1000개와 인스턴트 밥, 쌀, 담배, 비상약 등이 가득하고 화상카메라와 망원경으로 집 주변을 감시하고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수도가 끊기고 음식반입이 금지됐던 파업현장에서 필요했던 물, 밥, 담배 등 파업 당시 비상용품을 그대로 구비하고 있었던 것. 그는 아직도 파업현장에 있다고 믿고 있는 듯 했다.
김 씨의 형은 "어디서 신원미상의 시체가 나왔다고 하면 혹시 동생일까봐 가서 확인을 해본다"고 털어놨다.
파업이 끝난 지 1년 6개월, 파업에 참가했던 노동자 중 6명이 자살을 시도했고 그 중 3명이 사망했다. 그 이후로도 심근경색과 뇌출혈 등으로 사망자는 늘어가고 있다. 외부인과의 접촉을 피하는 김계환 씨의 증상도 날로 심해져가고 있었는데... 68일 간의 파업 현장에선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그곳에서 김계환 씨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 죽음에 대한 공포와 실업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김계환 씨의 이야기는 11일 밤 8시 50분 SBS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에서 공개된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