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1조4300억원의 외환은행 인수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증자에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국내외 투자자 36곳이 참여한다. 또 최고경영자(CEO) 등 상임이사의 연령을 만 70세로 제한하고 최초 3년 이후 연임할 경우 1년 단위로 연장토록 하는 '기업 지배구조 규준'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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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10여곳에서 36곳으로 늘어

하나금융은 10일 이사회를 열고 3411만4000주(총 발행주식 수의 16.1%)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의결했다. 증자에 참여할 투자자 수는 당초 10여곳에서 36곳으로 늘었다. 대신 1년 이상 매도제한(lock-up) 옵션은 부여되지 않았다. 지분을 분산시켜 시장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의미라고 하나금융은 설명했다. 증자 예상 가격은 주당 4만2000원이다. 14~16일 예상 주가를 기준으로 한 기준 주가에 8.3%가량의 할인율을 적용한 금액이다.

국내 · 해외 투자자 비율은 35 대 65로 결정됐다. 국내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KTB자산운용 국민연금 삼성자산운용 등 8곳과 우리사주조합이 참여한다. 해외에서는 미국계 페리캐피털 오크-지프캐피털 모건스탠리 등 27곳이 투자키로 했다. 청약 및 주금 납입일은 21일이며 신주는 28일 상장된다.

하나금융은 이번 증자를 끝으로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51%에 대한 인수자금(4조6888억원)을 모두 확보한다. 하나금융은 수출입은행이 갖고 있는 6.25%가량의 외환은행 지분과 관련해서는 론스타와의 주식매매 종결일로부터 6개월간 인수를 유예하는 대신 연 7%의 이자를 지급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체결했다.

◆하나금융 '빅3' 모두 1년 연임할 듯

하나금융이 확정한 지배구조 규준에 따르면 상임이사의 임기는 첫 임기(3년)를 제외하고 기존 3년에서 1년 단위로 단축한다. 상임이사의 연령도 만 70세로 제한한다. 이에 따라 3월 임기가 끝나는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과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각각 1년씩 임기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3연임을 하게 된다.

하나금융은 또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회가 구성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키로 했다. 회추위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해 이날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위원회는 매년 예비 최고경영자 풀(pool)에 대한 평가 및 승계 계획을 검토하고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현안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을 위해 사외이사들만 참여하는 비공개 회의도 연 2회 이상 정례화된다. 아울러 리스크 관리의 독립성 및 자율성 강화 차원에서 그룹리스크관리담당 임원을 이사회가 선임키로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