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예상을 뛰어넘는 외국인 매도로 증시에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단기적인 주가 등락과 관련된 전문가들의 예측이 모두 빗나간 가운데 외국인들의 움직임만 지켜보는 상황이다.외국인의 강한 매도세가 개인 및 기관의 투자까지 위축시켜 11일에도 지수하락 가능성이 높다.하지만 저가 매수 기회라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코스피지수는 37.08포인트(1.81%) 하락한 2008.50에 마감했다.외국인은 1조997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작년 11월 11일 ‘옵션쇼크’ 이후 최대,역대 세번째 순매도 규모를 기록했다.옵션만기에 따른 4570억원의 프로그램 매물이 장 종료 직전 쏟아지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번주 초 증권사들이 내놨던 전망은 모두 빗나갔다.박스권에서 등락을 보인 뒤 다음주부터 본격 상승을 예상했지만 코스피지수는 나흘간 3.07% 폭락했다.증권사들이 예상하는 지수 지지선도 지난 7일 2070에서 2050,2000대 초반 그리고 마침내는 1900대 중반으로 계속 내려가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예상치 못했던 외국인 매도세가 강도를 더해가는데 따른 것이다.11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으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하지만 외국인 매도의 직접적인 원인인 원화가치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전환하려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문제는 사흘간 1억6000억원을 상회하는 외국인 매도세가 국내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까지 위축시키고 있다는 점이다.예상보다 큰 외국인 매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매수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기업 실적이나 선진국의 경기 회복과 관계 없이 수급 불균형으로 낙폭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저가 매수에 나설 때가 됐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심각한 펀더멘털 훼손이 발생하지 않은 만큼 선진국과 차별화된 국내 증시 약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 이라며 “경험적으로도 펀더멘털의 이상이 없는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빗나간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심재엽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IT와 자동차,화학 등 그동안 국내 증시를 주도해온 업종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며 “주식 비중 확대를 위한 저가 매수 구간으로 접어들었다고”고 주장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