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외국인의 '팔자'에 5거래일째 하락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매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11일 오후 2시11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50%(1만4000원) 내린 92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유비에스증권, CS증권,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가 매도 창구 상위에 포진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100만원을 달성한 이후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뒷걸음질, 90만원 초반대까지 밀린 것이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의 펀더멘털(내재가치) 때문이라기 보다는 수급상 요인 때문으로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지수 하락 등을 틈타 보유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매물을 내다팔며 주가가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한국증시를 대표하는 주식인 만큼 외국인 보유비중이 높았던 상황에서 심리적 고점 가격대를 경신한 주가의 차익실현 과정에서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외국인투자가는 지난 10일까지 195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주가가 101만원을 기록한 지난달 28일 50.64%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0일 50.40%로 내려앉았다.

안성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코스피지수 하락과 옵션만기 등으로 외국인 매물이 출회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면서도 "외국인 매도세가 상당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판단돼 매수 시점이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성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도 "D램반도체 가격 반등과 함께 반도체 부문이 개선될 전망이고 비메모리 부문도 우수해 펀더멘털에 문제가 없다"며 "주가는 조만간 회복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D램반도체 업황의 바닥 탈출이 진행되면서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이끌 전망이고, 스마트폰 부문 실적 회복 등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3년 연속 연간실적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10일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작년 말 1달러 아래였던 DDR3 1Gb D램 주력제품의 평균가격은 1.25달러로 회복됐다.

다만 단기적으로 주가의 상승 탄력은 사업부문이 반도체로 한정된 하이닉스가 좀 더 강할 것이란 관측이다. 업황 반등의 수혜를 입는 가운데 수급상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닉스는 전날보다 0.35% 오른 2만8900원에 거래되며 사흘 만에 반등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하이닉스 주식 1179억원을 순매수했고, 지난달 18일부터 하루(2월10일)를 제외하고 연일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주의 1군보다 2군이 부각받는 현상은 대형주 전망이 안정적이란 전제 하에 모멘텀이 좋은 종목들이 오르는 것"이라며 "이는 IT업종과 시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해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