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중소형주펀드가 약진하고 있다. 지난해 대형주 중심의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연초 이후 상승세를 타며 대형주펀드를 웃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량 중소기업들의 이익개선폭이 큰 데다 대형주의 경우 작년 이후 상승장을 거치면서 밸류에이션(내재가치 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중소형주펀드가 올해 양호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주식형 웃도는 수익률

1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중소형주펀드는 올 들어 평균 1.67%의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0.52%)을 크게 웃도는 성과다. 6개월 수익률도 21.22%로 국내주식형(15.44%)을 앞선다. 이 같은 성과는 중소형주가 코스피지수 대비 상대적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코스피지수가 21.9% 상승하는 동안 코스닥은 0.6% 하락하는 등 중소형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대형주의 상승률은 0.7%에 그친 반면 중형주는 2.7%,소형주는 1.5%,코스닥은 4.1%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좋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중소기업들이 삼성,LG현대차 등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의 수혜를 입어 이익수준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에 중소형주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이미 주가가 상당 수준 오른 대형주보다 가격적인 매력도 크다"고 설명했다.

개별펀드들의 성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하이중소형주플러스1A'가 연초 이후 9.55%의 고수익을 올리며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 주식형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이며 1년 수익률은 54.77%에 달한다. '한국투자중소밸류A'가 8.08%의 성적으로 뒤를 이었으며 '알리안츠베스트중소형C/A 2'(6.92%),'삼성중소형포커스1A'(6.24%) 등도 올해 들어 눈에 띄는 성과를 올렸다.

◆높은 변동성에는 주의해야

전문가들은 중소형주펀드가 양호한 수익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제환경이 개선되면서 그간 소외됐던 종목들이 관심을 끌 것으로 보여 중소형펀드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고 지수가 재상승할 경우 더 큰 폭의 상승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만큼 성과가 검증된 펀드 위주로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실제로 일부 중소형주펀드는 연초 이후 2%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하는 등 중소형주펀드 내에서도 수익률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펀드는 대부분 설정액이 크지 않아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올해 장세에 적합하다"며 "하지만 종목선택이 시장의 흐름보다 뒤처진다면 아무리 자유롭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고 해도 수익률이 좋을 수 없는 만큼 펀드 선택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