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려고 노래를 부르진 않아요. 양로원,복지회관 등에서 자선공연을 주로 하는데 개런티는 받지 않고 노래만 부릅니다. 지금까지 성공과 실패를 따지지 않고 매일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어요. 제 노래 인생도 마찬가지죠."

금융컨설팅업체 영타워의 대표로 최근 2년 동안 3장의 앨범을 내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쥬리 킴(본명 김미영 · 사진)은 이렇게 말했다. 그의 이력은 독특하다. 워커힐호텔 무용수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1970년대 초 쥬리킴무용단을 만들어 세계무대를 10년 동안 누볐다. 이라크에서는 한국인 건설 인부를 대상으로 쇼를 했고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등에서는 이국적인 한국 전통 무용으로 인기를 끌었다.

귀국 후 강남 개발 붐이 일 무렵 해외에서 번 돈을 건설업에 투자해 성공했다. 이후 파이낸싱 등을 다루는 토털 금융회사 영타워를 설립했다. 그는 "투자금을 반드시 회수해야 할 사업은 담보를 확실하게 잡았고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짧은 시간에 이익을 낼 수 없는 사업에는 자선하는 마음으로 투자했다"며 "30여년 동안 99%는 투자에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타워는 직원 100명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골프지도자연맹(USGTF) 마스터 프로 자격증도 땄다. 금융업을 시작할 무렵 말못할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다시 스페인으로 잠시 떠났다. 그곳에서 처음 골프를 접했다. 심적 고통을 덜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골프채를 휘둘렀다. 그동안 국내 아마추어 대회에서 20여 차례 우승했고 지금도 '싱글 스코어'는 거뜬하다. 그는 "골프와 사업 모두 운이 아닌 철저한 프로 의식으로 성취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09년에는 또다른 분야에 도전했다. 트로트 앨범 '멋대로'를 내고 가수 생활을 시작한 것.그의 앨범이 인기 차트에 오르면서 팬카페 회원도 1만명을 넘어섰다. 그는 "더 늦기 전에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싶은 마음이 앞섰는데 한편으로는 노래를 통해 힘들게 사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응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수 데뷔는 그의 버팀목이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헛헛한 마음을 달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모든 노래의 가사는 그가 쓴다. 지난 1월 차트코리아 성인가요부문 방송차트 1위를 차지한 '한방이야'에도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대로 담았다.

"자식에게 주는 메시지예요. '네가 있어서 행복하구나'라는 말을 막상 하려니깐 어려워서 노래로 불렀죠.제 자식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 사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말도 하고 싶었어요. "

여태까지 힘들 때마다 써 둔 글을 모두 노래로 옮기고 싶다는 그는 "매년 1장 이상의 앨범을 내고 지난해 설립한 쥬리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신인 가수를 발굴하는 것이 목표"라며 "오는 6월에는 대형 쇼를 무대에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