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3월 중순쯤이면 나오는 말이 있다. 바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왔건만 봄 같지 않다)이다. 꽃이 필 무렵에 시샘하는 추위를 보고 사람들은 이 표현을 즐겨쓴다.

요즘 증시에서 투자자들은 춘래불사춘이란 기분을 한 달쯤 앞서 체감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100을 돌파하며 최고치를 갈아치우던 증시가 2000선 아래로 무너졌다.

크게 보면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미국과 같은 선진국으로 유(U)턴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난해 한국과 대만을 비롯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신흥국으로 몰렸던 뭉칫돈이 차익실현과 환차익을 함께 거두며 또다른 투자처를 찾아 이동하고 있다. 때마침 미국 경제에 훈풍 조짐이 불자 글로벌 자금이동의 규모가 커졌다.

"내가 투자한 돈은 어떻게 되는거죠?" 이처럼 PB나 증권사 창구에는 주가 하락을 걱정하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편에선 "주가가 조정받는 지금이 저가매수할 수 있는 기회냐"며 주가 하락을 반기기도 한다.

투자전문가들은 "작은 물결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큰 물결을 보라"고 조언한다. 주가는 항상 10% 안팎에서 등락과 조정을 거듭하는 사이클을 반복하므로 대세 판단을 잘 하라는 얘기다.

코스피지수가 고점일 때 주식을 사거나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좌불안석일 수 있다. 이럴수록 사이클을 길게 보고 뇌동매매를 하지 않는 게 고수들의 투자철칙이다.

최근 주가가 불안해지자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이자지급식 채권이 인기다. 1억원을 투자하면 1년에 800만원(세전 연 8%)을 매월 나눠서 받기 때문에 은퇴자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

상가에 투자하고도 임대료를 제대로 받기도 힘들다면 이자지급식 채권 투자가 속편하다는 것.금융회사들은 이렇게 투자받는 돈을 미국 등 선진국의 B급 정도에 해당되는 기업의 채권에 분산투자하기 때문에 고수익을 낼 수 있다. 미리 꽃샘추위를 겪는 재테크 시장에서도 추위를 덜타는 방법을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