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자유.민주사회로 전환 절차 시작해야

"우리는 지금 새로운 이집트의 새벽을 지나고 있다. 억압적인 과거의 그림자 외엔 두려울 것이 없다"

이집트 민주화 시위의 구심점으로 평가되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前)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 거부 연설 이후 이제는 더 기다릴 수 없다면서 민주화 세력들이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엘바라데이는 11일 뉴욕타임스(NYT)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이집트는 어제 저녁 우리가 TV에서 본 것처럼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지킬 수 없는 권력에 매달려 있는 지도자를 영원히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집트의 젊은이들이 인터넷의 창을 통해 기성세대들이 갖지 못한 자유와 기회에 대한 날카로운 감각을 갖게 됐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집회와 결사의 자유에 대한 억압을 피해 가상의 공간에서 생각을 공유할 방법을 찾았다면서 "이들 젊은 리더는 이집트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재의 혁명적 열망을 사회정의와 자유에 기반한 새로운 이집트를 건설할 굳건한 조치들로 연결짓기 위해 평화롭고 질서있는 권력이양이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엘바라데이는 이집트의 새로운 지도자들이 모든 국민의 권리를 보장해야 하며 더이상 국민을 대표하지 못하는 현재의 의회도 해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억압을 위한 도구가 돼온 현 헌법도 폐지하고 이를 임시 헌법, 군 대표를 포함한 3인의 대통령위원회, 국민통합을 위한 과도 정부로 대체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엘바라데이는 대통령위원회와 과도정부의 임무는 이집트를 자유.민주사회로 전환할 절차에 착수하는 것이 돼야 한다면서 여기엔 국민투표를 통해 확정될 민주 헌법의 초안을 마련하는 것과 1년 내에 자유롭고 공정한 대선 및 총선을 실시하도록 준비하는 일 등이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화롭고 자유로운 민주 사회는 중동의 안정을 위한 보루이자 국제사회의 가치 있는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집트의 재탄생은 아랍권과 이슬람 문화, 중동지역이 전쟁과 급진주의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보편적 가치로 통합되고 다양한 예술과 진보된 과학기술을 갖추는 한편 인도주의의 진전에 대한 기여자로 평가받는 새로운 시대의 희망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엘바라데이는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