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이 지속되면서 인구 구조 변화가 주택 가격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요 연구기관들은 이르면 내년부터,늦어도 2015년을 전후해 주택 수요가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SC제일은행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한국 주택시장 동향과 전망'보고서에서 주택시장의 주요 수요층인 35~54세 인구가 내년부터 감소,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가 인용한 통계청 추계인구에 따르면 35~54세 인구는 올해 1656만8864명에서 정점을 찍은 뒤 내년 1653만4592명으로 감소한다. 10년 뒤인 2021년에는 1554만8000명으로 올해보다 102만명(6.2%) 줄어들 전망이다.

선진국 사례에 비춰보면 35~54세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시기와 비슷한 시점에서 주택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주택가격지수인 케이스실러지수는 2007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는데,이 시기 미국의 35~54세 인구는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섰다. 일본의 주택가격지수는 35~54세 인구가 3685만명으로 가장 많았던 1990년 사상 최고점을 기록한 뒤 이듬해부터 장기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지난 9일 '인구변화에 따른 주택시장 영향 및 시사점'보고서에서 40~59세 인구 변화를 중심으로 수요 변화를 추정,2015년을 정점으로 주택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소에 따르면 40~59세 인구는 2010년 1509만명에서 2015년 1633만명으로 늘지만 2020년에는 1612만명으로 감소한다. 연구소는 "2015년 이후 주택 수요가 감소하고 2기 신도시 개발 등이 재개된다면 주택가격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요 수요층의 인구가 감소하겠지만 공급 측면을 함께 고려하면 집값이 대세 하락에 접어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있다. 한화증권은 최근 건설업종 리포트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사업이 부진해 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며 "수요 감소의 영향을 상쇄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토해양부는 올해 전국의 아파트 입주 물량이 20만6000가구로 지난해보다 5만3000가구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