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에도 불구하고 원·엔환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환율 하락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과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3일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원·엔 평균 환율은 2000년대 중반 100엔당 1058원(2004)에서 금융위기 직전 789원(2007)까지 하락했지만 리먼사태 이후 급격히 상승해 2008년 1076원, 2009년 1363원, 2010년 1320원으로 상승했다.

2000년대 중반(2005~2007) 환율 하락 시기에 비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기업이 일본기업에 대해 갖는 가격경쟁력은 30%(2008)내지 60%(2009)정도 상승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가격 경쟁력 상승에 힘입어 우리 기업은 일본 기업이 차지하던 시장을 상당 부분 잠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동차, 배터리 등에서 국내 기업이 일본기업의 시장점유율을 빼앗으면서 한일간 시장점유율 격차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원·엔 환율은 작년에 비해 3%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성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원·엔 환율은 100엔당 1280원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가격경쟁력에서 뒤쳐지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에상되는 엔화 대비 원화가치의 절상 폭 3%는 2000년대 중반(9% 정도)에 비해 3분의 1수준에 불과하고 원·엔 환율 예상 수준도 과거에 비하면 훨씬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원·엔 환율의 상대적 강세는 증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진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강세 전망에도 불구하고 원·엔 환율이 여전히 1340원대 수준에 형성돼 있다"며 "원화강세 전망에 따른 수익성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IT주와 자동차업종의 EPS(주당순이익)은 작년 12월말 대비 각각 1.3%, 4%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선진국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가 보다 빨리 진행될 수 있다는 점과 경쟁사 대비 앞선 기술로 원가상승 부담을 가격에 전가시킬 수 있다는 점 등 국내 대표기업들의 이익모멘텀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우호적 여건이 조성돼 있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