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와 이집트에서 장기 독재 정권이 무너지자 민주화 시위가 알제리 이란 예멘 요르단 수단 등 인근 아프리카 · 아랍권 국가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는 12일 야당과 노조 인권단체 등 수천명이 시내 중심부에 있는 5 · 1광장에 모여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퇴진과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정부는 이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3만여명의 경찰을 투입해 강제 해산에 나섰다. 시위를 주도한 문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모임의 하신 메조우드 대표는 "3만명이 시위에 참가했다"며 "경찰이 100명의 여성을 포함한 1000명의 시위자들을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알제리 정부는 또 자국 내에서 인터넷 접속을 전면 차단하고 페이스북 계정도 삭제했다고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시위대가 휴대폰과 인터넷을 통해 수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게릴라식 시위를 벌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집트 등에서 시위 확산에 큰 역할을 했던 SNS가 알제리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예멘에서도 이날 4000여명의 시위대가 수도 사나에 모여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1978년 이후 장기 집권해온 살레는 최근 정권 퇴진 운동이 일어나자 2013년 임기가 끝나면 물러나고 아들에게 세습하지도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야권은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란의 야권 단체인 녹색운동은 14일을 '이란 자유를 위한 밸런타인데이'로 선포하고 도심 시위를 예고했다. 이 단체는 페이스북을 통해 홍보하고 있는데 이미 4만3000명이 팔로어로 등록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