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ㆍ경영시험 국가공인 1호 TESAT] '메주와 첼리스트'도…대학 본부장도… 테샛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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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회 테샛시험 이모저모
추운 날씨에도 결시율 낮아…서울대 대학원생 단체 응시
SC제일, 3급 넘어야 연수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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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공인 1호 경제시험인 테샛 제10회 시험이 13일 서울 건국대 등 전국 13개 일반 고사장과 6개 특별 고사장에서 43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시행됐다. 수험생들은 오전 10시부터 11시40분까지 100분 동안 경제이론 시사 상황판단 분야에서 출제된 80문항을 풀며 자신의 경제지력을 테스트했다. 이날 서울이 영하 9도로 떨어지는 등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결시율은 9회 14%보다 낮은 12%를 기록했다.
수험생들은 10회 시험의 난이도에 대해 9회보다 약간 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전통 장 제조회사로 유명한 메주와 첼리스트 창업자인 나종하 씨와 정병수 연세대 법인본부장 등 기업 학교법인의 경영인도 대학생들과 나란히 고사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날 아침 각 고사장에는 추위를 떨쳐내기 위해 손난로나 커피를 사들고 가는 수험생이 많았다. 서울 영동중 고사장 옆 훼미리마트 서초영동점의 강예원 씨(40)는 "손난로나 따뜻한 커피를 사간 수험생들 덕분에 평소보다 매출이 15만원 정도 더 늘었다"고 말했다. 각 고사장에는 테샛 사설학원이 테샛 시험 대비 경제 시사용어 해설 100선 자료집 등을 나눠주며 학원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공대생들도 단체로 고사장을 많이 찾았다. 서울 당산중에선 KAIST 출신 장태원 씨 등 공대 학부를 졸업한 서울대 기술경영경제대학원생 4명이 함께 시험을 봤다. 이들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배우고 있는데,테샛을 통해 경제 실력을 확인해 보려고 응시했다"고 말했다.
회원 대부분이 공대생인 창원대 '경제경영통' 동아리 13명은 창원중 고사장에서 단체로 응시했다. 동아리 대표 신동민 씨(산업시스템공학과 3년)는 "학교에서 테샛에 응시하라고 권유해 지난해 가을 동아리를 만들어 매주 3시간씩 스터디를 하며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공대생들도 이제 경제경영 지식이 필요하다"면서 우선 3급 목표를 달성한 후 계속 응시해 2급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임직원 수험생도 눈에 많이 띄었다. 용화여고에서 시험을 치른 SC제일은행의 박정일 씨(39)는 "매 분기 개인 연수가 6학점이 있는데 테샛 성적이 3급 이상이면 3학점이 이수된다"며 "테샛 정기시험을 거르지 않고 치른다"고 말했다. 지점에서 PB(프라이빗 뱅커)로 근무하고 있는 그는 "자산관리사 같은 금융 전문 자격증도 여러 개 갖고 있지만 테샛은 여전히 어렵다"며 "하지만 매력적인 시험"이라고 말했다. 공기업에 다닌다는 배은희 씨(49)는 "회사 지원으로 교재를 일괄 구입하고 인터넷 강의도 들으며 준비했다"며 "여러 차례 응시하는 동안 회사 직원들 사이에 경제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현대고에서 경제를 가르치고 있는 김병진 교사(33)는 학생들에게 살아 있는 경제를 가르치기 위해 테샛에 응시했다고.그는 "경제원론 책을 늘 곁에 끼고 보지만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내용이나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지 않아 고민"이라며 테샛을 통해 이런 고민을 어느 정도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테샛 문제를 보면 주위의 경제 현상을 '이렇게 이해할 수도 있구나'라고 감탄하기도 한다"며 "경제 사고력을 한층 키울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수험생들은 신문을 꾸준히 읽는 게 고득점의 비결이라고 얘기했다. 한국경제신문을 5년 동안 구독했다는 한 취업준비생은 "지금까지 테샛을 다섯 번 봤는데 억지로 외우려 하지 않고 신문을 통해 경제지식을 일상적으로 접하는 게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는 집값과 전셋값 동향을 신문을 통해 쭉 지켜봐야 논의의 배경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박범석 씨(28)는 "바빠서 신문을 못 보는 날도 버리지 않고 모았다가 주말에 몰아서 봤다"며 "경제 흐름과 용어를 익히는 데 신문이 좋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