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유럽중앙은행(ECB)의 차기 총재로 유력시되던 악셀 베버 독일 중앙은행(분데스방크) 총재가 ECB 총재 도전을 포기한 가운데 전 독일 중앙은행 총재인 피어스 스타인브뤽도 ECB 수장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이로 인해 독일의 영향력 확대를 기대했던 앙게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입지가 상당히 약화될 전망이다.

스타인브뤽은 14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악셀 베버 총재와 생각이 같다”며 ECB 총재 도전에 관심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앞서 악셀 베버는 ECB 총재직 도전 포기 이유에 대해 “유럽 국가들 사이에 독일 중앙은행에 대한 지지도가 약하다”고 설명했다.
유럽 연합이 직면한 각종 사안에 대해 그동안 지나치게 뚜렷한 소신을 유지해 온 만큼 여러 의견을 종합하고 반영해야 하는 ECB
총재 자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동안 독일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정적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ECB의 채권매입에 대해 반대하는 등 유로존 국가내에서 소수 의견을 유지한 경우가 많아 상당수 유로존 국가들의 반발을 사왔다.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최근 유로존 국가 정상들과 만난 자리에서 ‘차기 ECB 총재는 독일 몫’이라고 설득하는 등 영향력 확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차기 총재를 배출할 유력한 국가로 지목된 독일에서 두명의 잠재적 후보가 출마 의사가 없다고 표명함에 따라 오는 10월 임기가 끝나는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를 이을 차기 ECB 총재 인선 구도가 다시 복잡한 상황에 빠지게 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