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다니는 윤현빈 부장(40)은 10억원 정도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중산층이다. 윤 부장은 현재 보유한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만족스럽지 않아 증권사 PB센터를 방문했다. 그는"올해 시장 전망에 맞게 투자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증권사는 현재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하고 재조정하기로 했다.

증권사 프라이빗뱅커는 윤 부장의 포트폴리오가 특정자산에 편중돼 있어 다각화가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부동산과 해외펀드 비중이 너무 높았다. 환금성(換金性)이 떨어지는 부동산보다는 현금화하기 쉬운 유동성 자산으로 바꾸어 운용하는 것이 시급했다.

윤 부장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 외곽의 작은 상가는 임대수익도 떨어지고 향후 추가적인 상승 여력도 기대하기 어렵다. 증권사는 이 상가를 적절한 시기에 매각한 뒤 다른 금융자산으로 갈아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윤 부장이 보유한 전체 금융자산의 대부분이 신흥국시장(이머징마켓) 펀드였고,그 중에서도 중국H시장의 비중이 높았다. 편중된 해외펀드의 비중을 축소하고,국내 펀드를 포함한 다양한 금융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세계경기 회복 · 기업이익 개선 전망

그렇다면 현재 상황에서 윤 부장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할까. 증권사는 우선 윤 부장의 요구대로 올해 시장 상황과 전망을 점검했다. 올해는 지난해 말까지 지속된 각종 경기부양책으로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기가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증권사는 전망했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성장은 주요 수출국가인 한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수출 호조로 한국의 기업이익 전망 또한 개선될 것이란 예상이다. 상품가격의 상승과 그로 인한 물가 상승이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정책금리 상승 국면은 채권형에서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을 활성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1년 국내 주식시장은 상저하고로 상반기보다 하반기 상승폭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은 전반적으로 상승모드이지만 단기적으로 급등한 주식시장에 대한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것이 현명하다는 조언이다.

세계 경제의 회복세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210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는 이집트 사태와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한 인플레이션 우려,중국의 긴축정책 등 외부 요인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상반기에는 조정으로 인한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지만 상승추세를 전환시킬 정도의 큰 조정은 오지 않을 것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한국시장의 매력과 풍부한 시장의 유동성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코스피지수가 2100까지 상승했지만,국내 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아직도 10.3배에 불과하다는 점도 투자매력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상향 조정되고 있는 기업의 이익 전망치는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국내시장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시장 그리고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원자재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좋다는 게 증권사의 판단이다.

윤 부장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상품은 적절한 시기를 봐서 점차적으로 정리하면서 새로운 포트폴리오로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압축 펀드,자문형 랩,적립식 상품 유망

증권사는 국내주식형 상품으로 상장지수펀드(ETF) 신탁상품과 압축 포트폴리오형 펀드,일임형 자문형 랩을 추천했다. 투자방법은 거치식보다는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적립식으로 나눠서 투자할 것을 권했다. 시장 조정시마다 분할해서 매수하면 '코스트 애버리지(매입단가 하향)'효과로 수익률을 보다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별 특징을 살펴 보면,ETF신탁상품의 경우 코스피지수 상승률(인덱스펀드 수익률)을 웃도는 것을 추구하면서도 주가하락 국면에서의 방어가 뛰어난 장점을 갖고 있다. 다른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운용보수도 매력이다.

작년 금융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랩어카운트 상품도 포트폴리오에서 빠질 수 없다. 지난해 주식시장의 상승과 더불어 랩 시장도 급성장했다. 펀드환매 자금도 랩 시장으로 몰리면서 잔고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했다.

랩은 소수종목 집중 투자로 주식형펀드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도 있지만,위험 또한 크다는 단점이 있다. 랩 시장이 커지면서 수많은 자문사들이 난립하고 있어,좋은 자문사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목표달성형(스폿형) 랩은 최근 시장에서 신규 판매가 중단됐다. 하지만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채권형상품 등으로 자동전환되는 비슷한 형태의 상품은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어 눈여겨 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압축 포트폴리오형 펀드는 자문형 랩을 대체할 상품으로 출시돼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적은 종목의 포트폴리오로 랩과 같은 효과를 누려볼 수 있는 상품이다. 수익률도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좋은 편이다.

증권사는 주식형 상품 가입과 더불어 주가 하락에 대비,스텝다운형 주가연계증권(ELS)도 같이 편입하는 것을 권했다. 시장 상승국면에서는 두 자산이 전부 수익을 낼 수 있고,하락시에는 주식형 상품에서 오는 손실을 ELS로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펀드는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신흥국 시장보다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도 좋다는 판단이다.

풍부한 유동성과 함께 미국경제의 회복세는 고수익채권시장에 유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사는 AB글로벌 하이일드 펀드와 같은 상품도 좋은 투자기회가 될 수 있다고 추천했다. 서재연 대우증권 PB클래스갤러리아 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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