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올린 삼성그룹이 전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교육에 들어갔다. 교육 내용은 '사상 최대 실적에 자만하면 순식간에 2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이건희 회장의 위기의식과 삼성의 새로운 화두가 된 '소통' 등이다.

삼성 관계자는 14일 "모든 계열사 사장 이하 임원들이 삼성인력개발원에 들어가 1박2일 일정으로 그룹 임원전략세미나에 참석해 교육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사장들은 지난주 교육을 받았고 이번 주에는 부사장과 전무급,다음 주에는 상무들이 순차적으로 교육받을 예정이다. 이번 교육에 참여하는 인원은 사장부터 상무까지 최대 1800여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교육의 중심내용은 이 회장의 경영철학인 '위기경영,미래준비,도전' 등이다. 삼성에서는 지난해 이 회장의 복귀와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복원을 계기로 경영진들이 회장의 경영철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에 따라 이번 교육에서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지만 순간의 방심은 추락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이 회장의 '위기 경영론'과 항상 10년 후를 준비하라는 '미래 경영론' 등이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삼성의 새로운 화두로 등장한 '소통'도 주요 주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과 함께 트위터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방안 등이 다뤄졌다. 삼성 관계자는 "트위터 등 소통의 통로는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임원들도 필수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삼성그룹이 모든 임원이 참가하는 교육을 실시한 것은 금융위기가 몰아닥친 2009년 초였다. 이 자리에서는 이 회장의 경영철학을 기반으로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그리고 위기를 기회로 만든 삼성의 역사와 다른 기업의 사례 등이 발표된 바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