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소득 양극화는 국제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그리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소득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2009년 0.314였다. 소득 지니계수(0~1)는 1에 가까워질수록 불평등도가 높고,통상 0.4 이상이어야 불평등도가 심하다고 평가한다. 중국(0.47) 미국(0.46) 일본(0.44) 스웨덴(0.43) 등 주요국들에 비해 한국의 소득 불평등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불평등도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소득 지니계수는 2006년 0.306에서 2007년 0.312,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0.315로 높아졌다. 2009년 0.314로 다소 낮아진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윤상하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소득 불평등도가 2009년에 잠시 개선된 것은 재정자금 투입 확대 등 정책 효과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불평등은 앞으로도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산 분야에서도 불평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처음으로 조사한 한국의 순자산 지니계수는 0.63이었다.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주요 회원국들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작년 순자산 지니계수는 스웨덴 0.89,미국 0.84,캐나다 0.75,핀란드 0.68,영국 0.66 등이었다.

자산 양극화도 선진국에 비해선 양호한 편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0년 가계금융조사'에서 한국의 자산 순위 기준 상위 10%가 전체 순자산의 47.2%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상위 10% 계층이 전체 순자산의 71%를 갖고 있고 스웨덴(58%) 독일(54%) 캐나다(53%) 등도 우리보다 편중이 심하다.

하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대기업 위주의 성장과 고용보장이 잘 된 정규직의 과보호 등이 맞물리면서 자산 분야에서도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연구위원은 "정부의 과도한 개입은 오히려 부작용을 키울 수 있지만 양극화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경제의 이중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