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노사분규에 시달리고 있는 한진중공업이 국내 최초 조선소인 부산 영도조선소 등 사업장 3곳을 직장폐쇄했다.

한진중공업은 14일 부산 영도조선소,울산공장,다대포공장 등 3곳을 직장폐쇄하기로 결정하고,부산지방고용노동청과 부산지방노동위원회,부산 영도구청 · 사하구청,울산 남구청에 직장폐쇄 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 측은 사업장 3곳에 대해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생산직 조합원 전원과 제3자의 출입을 금지했다. 노조 전임자는 노조사무실 출입시간을 제한하고 노조 상급단체 간부에 대해선 교섭 당일에만 일시적으로 출입을 허용키로 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현재 총 7척의 수주 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선박은 오는 5월께 건조가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이번 직장폐쇄 조치로 선박 건조 완료 시기가 다소 지연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에 직장폐쇄 조치를 맞게 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노사 갈등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세계 조선업계가 침체에 빠지면서 영도조선소는 2009년부터 신규 선박을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다만 필리핀에 있는 수비크조선소에서 소규모 벌크선을 수주한 게 전부다. 발주 취소 사태까지 잇달아 겹치면서 어려움은 더 커졌다.

사측은 그해 말 본격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노조가 파업으로 맞서면서 직원 410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받는 선에서 노사갈등은 봉합됐다. 하지만 사측은 지속적인 경영난을 이유로 작년 말부터 추가 구조조정을 추진,다시 내홍이 불거졌다. 사측은 지난달 말까지 직원 210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신청받고 정리해고 인원을 190명으로 확정한 상태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