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개념 없는 정부 때문에 못해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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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사업 입지선정 늦추면서 민심 잃고 당도 '사분오열'
재ㆍ보선은 물론 내년 총선 악재
재ㆍ보선은 물론 내년 총선 악재
여권 핵심 고위 관계자는 14일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나 동남권 국제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와 관련,"정부가 여당 표 떨어질 일만 하고 있다"고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대형 국책사업을 진행하려면 조용히 물밑에서 작업해서 전격적으로 발표해야 되는데 공모를 한다고 해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드니 여기저기서 민심만 다 잃고 있다"며 "개념 없는 정부 때문에 못해 먹겠다"고 말했다.
◆국책사업으로 당 사분오열
대형 국책사업 입지 선정이 늦어지면서 지역 민심이 흉흉해지고,당도 지역별로 쪼개지는 사분오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래서 4월 재 · 보궐선거는 물론 내년 총선 · 대선을 어떻게 치르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그는 "재작년 첨단복합의료단지 입지 선정 과정에서도 강원 원주가 유력했고 그렇게 되는 줄 알았는데 결국 충청도(오송)와 경상도(대구 · 경북)가 선정되는 바람에 그때부터 강원 민심이 돌아선 것 아니냐"며 "과학벨트나 신공항도 똑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국책사업이 이렇게 정치에 부담이 된 이유에 대해 "이 정부가 큰 일을 처리해 본 경험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책사업 입지 선정을 더 이상 늦출 여유가 없다. 빨리 선정을 마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불만은 당 지도부 내에서 표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과학벨트 입지 선정 문제로 충청권 대 비충청권으로,동남권 신공항을 놓고는 부산 대 비부산 영남권(대구 · 울산 · 경북 · 경남)으로 분열돼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지도부 간에 공식석상에서 고성이 오가고,최고위원 발언을 당 대표가 중간에 제지하는 상황까지 연출되기도 했다.
당내 분열상황은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그대로 터져나온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각종 국책사업에 대해 정부가 단호하고도 빠른 결정을 못해 여권 내부조차 시끄러운 것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안상수 대표는 "단 한가지라도 서민의 어려움을 해소하겠다는 각오로 대안을 제시해달라"며 역정을 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과학벨트 입지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발언한 청와대 비서관을 문책하라"고 인사 문제까지 거론했다.
◆정부,입지 선정 시간 끌기
정부는 분위기가 심각해지자 정치색이 옅은 김황식 국무총리를 전면에 내세워 사태를 수습하는 분위기다. 공정하게 입지를 선정할 테니 걱정 말라는 사인이다. 과학벨트 입지는 오는 4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구성 이후 선정작업을 본격화하고,신공항 입지는 3월까지 선정작업을 마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이전 문제도 경남도와 전북도가 1년 넘게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전북 전주에 한국토지공사 본사를,경남 진주에 대한주택공사 본사 이전을 결정했다. 하지만 2009년 10월 두 기관이 통합돼 기관 이전을 놓고 두 지자체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2013년 개원을 목표로 했던 한국뇌연구원 설립안도 계획대로라면 2009년 말 입지 선정을 마쳤어야 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박수진/박신영 기자 notwoman@hankyung.com
◆국책사업으로 당 사분오열
대형 국책사업 입지 선정이 늦어지면서 지역 민심이 흉흉해지고,당도 지역별로 쪼개지는 사분오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래서 4월 재 · 보궐선거는 물론 내년 총선 · 대선을 어떻게 치르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그는 "재작년 첨단복합의료단지 입지 선정 과정에서도 강원 원주가 유력했고 그렇게 되는 줄 알았는데 결국 충청도(오송)와 경상도(대구 · 경북)가 선정되는 바람에 그때부터 강원 민심이 돌아선 것 아니냐"며 "과학벨트나 신공항도 똑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국책사업이 이렇게 정치에 부담이 된 이유에 대해 "이 정부가 큰 일을 처리해 본 경험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책사업 입지 선정을 더 이상 늦출 여유가 없다. 빨리 선정을 마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불만은 당 지도부 내에서 표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과학벨트 입지 선정 문제로 충청권 대 비충청권으로,동남권 신공항을 놓고는 부산 대 비부산 영남권(대구 · 울산 · 경북 · 경남)으로 분열돼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지도부 간에 공식석상에서 고성이 오가고,최고위원 발언을 당 대표가 중간에 제지하는 상황까지 연출되기도 했다.
당내 분열상황은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그대로 터져나온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각종 국책사업에 대해 정부가 단호하고도 빠른 결정을 못해 여권 내부조차 시끄러운 것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안상수 대표는 "단 한가지라도 서민의 어려움을 해소하겠다는 각오로 대안을 제시해달라"며 역정을 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과학벨트 입지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발언한 청와대 비서관을 문책하라"고 인사 문제까지 거론했다.
◆정부,입지 선정 시간 끌기
정부는 분위기가 심각해지자 정치색이 옅은 김황식 국무총리를 전면에 내세워 사태를 수습하는 분위기다. 공정하게 입지를 선정할 테니 걱정 말라는 사인이다. 과학벨트 입지는 오는 4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구성 이후 선정작업을 본격화하고,신공항 입지는 3월까지 선정작업을 마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이전 문제도 경남도와 전북도가 1년 넘게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전북 전주에 한국토지공사 본사를,경남 진주에 대한주택공사 본사 이전을 결정했다. 하지만 2009년 10월 두 기관이 통합돼 기관 이전을 놓고 두 지자체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2013년 개원을 목표로 했던 한국뇌연구원 설립안도 계획대로라면 2009년 말 입지 선정을 마쳤어야 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박수진/박신영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