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에게 회사는 가정 이상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사무실에서 보낸다. 청춘을 불태우는 것도 직장이다. 그야말로 직장에서 '용맹정진'하는 셈인데 그 끝이 항상 아름다운 건 아니다.

그러나 영화에서도 해피엔딩이 중요하듯 끝이 좋아야 인생 2막,3막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입사 관리가 아니라 퇴사 관리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보면 부임하는 것 못지 않게 그 자리를 끝낼 때인 '해관(解官)'을 중시하고 있다. 그는 "수령이 죽거나 떠났을 때 백성들이 그를 생각해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낸다면 수령이 남긴 사랑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도 그런 관행은 있다. 기념패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 예전 공직사회에서는 전별금도 줬다. 그러나 실제로 떠난 경영자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그리운 경영자가 되는 길은 우선 '있을 때 잘해 주는 것'이 정답이다. 직원들이 경영자와 함께 일하면서 자신이 성장했다고 생각할 때 애정이 생긴다.

직원에게 '조금 어려운 과제'를 주는 것도 긴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아주 어려운 과제면 포기하지만 조금 어려운 과제를 주면 몰입한다. 과제를 마치면 직원은 또 성장한다. 자주 대화를 나누는 것도 빠뜨릴 수 없다. 직원 자녀가 몇 명인지 정도는 알아야 기본적인 대화를 나눈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요약하면 인간적인 관계를 기반으로,일로 직원을 단련시키며 미래의 비전을 같이 만드는 것이 떠나도 그리운 경영자가 되는 방법이다. 민간 부문 경영진 사이의 갈등이 직원들의 마음을 허탈하게 만드는 사례들이 심심찮아서 하는 얘기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