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전략시뮬레이션 게임 ‘문명4’의 게임 음악 ‘바바 예투(Baba Yetu)’가 게임 음악 최초로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53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바바 예투가 최우수 연주음악 편곡상 합창부문상을 수상했다고 발표했다.작곡자 크리스토퍼 틴이 바바 예투를 수록해 발표한 앨범 ‘콜링 올 다운스’는 최우수 크로스오버 클래식 앨범 상에 선정됐다.실질적으로 2관왕의 자리에 오른 셈이다.

게임 음악이 그래미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바바 예투는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동부 지역 국가에서 많이 쓰이는 스와힐리어로 주기도문 가사를 노래하는 합창곡이다.웅장하면서도 부드러운 곡조로 세계 최고 빌딩인 아랍에미리트(UAE) 부르즈 칼리파에서는 야간 분수 쇼 배경 음악으로 쓰이고 있다.

문명4는 기원전 4000년경부터 우주개발에 나서는 근미래까지 인류 사회를 배경으로 게임 이용자 고유의 문명을 만들어가는 내용이다.1991년 첫 선을 보인 ‘문명’ 시리즈의 4번째 작품으로 2005년 출시됐다.복잡하고 느린 게임으로 자극적이고 빠른 최근 트렌드와 거리가 먼데다,정치 문화 기술 군사 등 다방면에 걸친 사고를 요구하지만 몰입도는 밤낮을 잊어버릴 정도로 높다.그래서 이 시리즈를 만든 미국의 시드 마이어는 리처드 개리엇,피터 몰리뉴와 어깨를 나란히하는 세계 3대 개발자의 자리에 올라있다.지난해에는 문명5가 출시돼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크리스토퍼 틴은 “게임을 위해 작곡된 음악이 그래미 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역사적”이라며 “다른 걸출한 게임 음악들도 대중의 관심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