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은값이 금값보다 가파르게 상승하며 시장에선 '은값이 금값'이란 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금과 은의 교환비율은 44.7배로 5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은은 우상향·금은 박스권 움직임
은값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현재 0.7% 뛰었지만 금값은 하락폭을 만회하지 못한 -3.3%에 그쳤다.

선성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들어 은값이 브이(V)자 형태의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은값의 강한 상승세는 그동안 금값이 많이 올랐다는 투자자들의 부담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 인플레이션 우려와 중동지역의 정세 불안으로 인한 안전자산 수요가 금보다 은에서 두드러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중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의 증가율이 각각 4.9%, 6.6%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며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은 3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6.2센트(0.5%) 오른 온스당 30.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4월 인도분도 9달러(0.7%) 상승한 온스당 1374.1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지난 1월25일부터 지속적으로 오른 은값과 달리 금값은 지난해 10월부터 온스당 1200~1400달러대 사이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은, 금보다 싸 부담 적고 산업용 수요 커
그렇다면 은의 수요가 금보다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선 애널리스트에 의하면 은은 상대적으로 금보다 저렴해 투자자들의 부담이 크지 않다.

또 최근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며 투자수단뿐 아니라 산업용 은의 수요도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독일 헤라우스 프리셔스 메탈사(Heraeus Precious Metals Management)의 미구엘 페레즈 산탈라 부사장은 "원자재 상품에 대한 매수세가 크게 증가했다"며 "특히 은의 경우 강한 산업 수요로 주문량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의 은 상장지수펀드(ETF)의 은 실물 보유량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셰어즈 실버트러스트의 은 보유량 전주보다 22.78톤 증가한 1만411.23톤을 기록했다.

시카고 선물중개사 린드월독의 필립 스트라이블 마켓 스트레티지스트는 최근 이와 관련해 "가격이 너무 오른 금보다 은이 더 나은 안전자산이 될 것"이라며 "은은 산업용으로 많이 사용돼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선 애널리스트는 "금도 산업용으로 쓰이기 때문에 수요량의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금과 은은 비슷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국내 은 시세는 3.75g당 4532원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