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매수주체 실종으로 다시 2000선 밑으로 떨어진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바닥을 확인화는 과정이 여전히 진행 중인 만큼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수가 단기간에 속락하면서 기술적 부담이 커진데다 외국인을 비롯한 투자주체들의 적극적인 매수세도 기대하기 어려워 수급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미국 모멘텀이 살아있는 정보기술(IT) 업종 등을 주목하라고 권하고 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6일 "코스피지수가 2010선에서 밀렸기 때문에 지금 주식을 사려면 2100선 이상을 봐야하지만 주변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다"며 "주초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했지만 수급이 꼬여 있어 추세 반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기술적으로도 20일 이동평균선(2060)과 60일 이동평균선(2020)을 단기간에 뚫고 내려와 상승하더라도 저항선들이 매물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수가 단기 저점을 한번 더 깨고 내려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대응해야 한다"며 "미국 증시가 양호한 흐름을 보여 하방경직성이 유지되더라도 코스피지수 1950-2050의 박스권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스권 돌파 이슈는 월말 월초 효과와 더불어 미국 고용지표, 내달 예정돼 있는 중국 인민대표자회의 정도가 될 것"이라며 "외국인들이 최근 2년여동안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온 자동차 조선 화학 업종은 피하고, 미국 모멘텀이 살아있는 IT와 금융업종 정도는 주목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유수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중국 물가불안 등 올 상반기 중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악재들이 1분기 이후에나 완화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공격적인 매수세 보다는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빠져나가면서 대형주가 빛을 보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미국 증시 모멘텀을 바탕으로 IT 부품주 등 코스닥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