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80만엔(1000만원)짜리 저가 소형차(배기량 1000㏄)를 생산한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자동차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신흥시장을 공략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6일 "도요타자동차가 자회사인 다이하쓰와 함께 인도네시아에 2000억엔(2조7000억원)을 투입,저가 소형차 공장을 건설한다"며 "차량 가격은 대당 80만~90만엔(1000만~1200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말 인도에 출시한 도요타의 소형차 '에티오스'(1500㏄,대당 90만엔)보다 10만엔 더 저렴하다.

다이하쓰는 현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연간 28만대의 차량을 조립할 수 있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나,새로 토지를 매입해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2013년부터 생산에 들어가 첫 해 5만대를 생산한 뒤 10만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차량은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인접국가 및 브라질 러시아 등지로 수출한다. 도요타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 ASEAN) 지역에서 가장 많은 인구(2억4000만여명)를 거느린 인도네시아를 생산 거점으로 삼아 본격적인 아세안 공략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후노 유키토시 도요타 부사장은 "신흥시장 중산층을 겨냥한 저가 모델에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가 저가 모델 카드를 뽑아든 것은 엔화 강세와 대규모 리콜 사태로 인한 타격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흥시장에서는 판매가 무난하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아시아 시장에서 지난해 4~12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5% 증가한 2328억엔(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덕분에 도요타의 2010 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순익 전망치는 4900억엔(6조6000억원)으로 당초 3500억엔보다 크게 올라갔다.

한편 도요타는 이날 일본 북부 미야기(宮木)현 센다이(仙台)시에서 자동차 조립공장 완공식을 열었다. 도요타가 자국에 공장을 새로 건설한 것은 1993년 이와테현 공장 이후 18년 만이다. 새 공장에서는 소형 자동차 브랜드인 야리스와 코롤라를 생산,미국과 중동 등지로 수출할 계획이다. 연간 생산 대수는 12만대로 예상된다. 니미 아츠시 부사장은 "원가 절감을 위해 전 분야에 모노즈쿠리(장인정신)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