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가격 인상 아닌 '정상화'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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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만에 철회 해프닝
1ℓ 우유 시중價 2000원 이상
그동안 업소엔 990원에 공급
1ℓ 우유 시중價 2000원 이상
그동안 업소엔 990원에 공급
서울우유가 커피전문점 및 제빵업체 등에 공급하는 우유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가 이를 철회하는 데 걸린 시간은 4시간 정도에 불과했다. 제품가격 인상에 제동을 거는 정부의 '서슬' 앞에 무릎을 꿇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회사가 업체용 우유 납품가격 인상방침에 대해 "특수거래처에 대해 종전에 할인 판매되고 있던 가격을 할인되지 않은 정상가격으로 환원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밝힌 것은 16일 오후 4시께였다. 오는 3월 학교급식 재개를 앞두고 급식우유의 65% 정도를 공급하는 입장에서 학교급식 및 가정배달,유통점 판매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었다. 회사 측은 "원료용 대포장 단위로 판매하는 거래처는 전체 물량의 5% 내외인데,이번에 공급가격 정상화 조치를 통해 우유 수급을 안정화할 계획"이라고까지 덧붙였다.
이어 이날 오후 8시께 이 회사는 우유 납품가격 인상과 관련해 "실무부서의 납품가격 의사타진 과정에서 빚어진 오류"라며 "현재 가격 인상계획이 없다"고 느닷없이 밝혔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실무진의 의사타진 과정 정도였다면 4시간 전의 회사 측 입장은 나오지 않았을 터이다. 업계에선 정부의 '보이지 않는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납품가격을 올리기로 했던 서울우유가 인상계획을 철회한 것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전방위적으로 물가상승 억제에 나서고 있는 데 따른 것이란 해석이다. 회사 측에선 부인하고 있지만,농림수산식품부 등에서 압박을 가했다는 얘기도 전해졌다.
납품가격 인상에 나섰던 배경에 대해 서울우유 관계자가 "작년까지만 해도 원유가 많이 남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광고효과 등을 감안해 원가 이하 수준으로 우유를 공급했지만 지금처럼 우유 공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 가격에 계속 공급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 대목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그는 "시중에 팔리는 우유 1ℓ 가격은 2000원을 넘지만 그동안 스타벅스 측에 공급한 1ℓ짜리 우유 가격은 990원이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우유에 이어 우유 공급가를 3~10% 올리는 방안을 검토했던 매일유업 관계자도 "인상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 회사는 스타벅스와 CJ푸드빌(뚜레쥬르)에 '오는 3월부터 우유 공급가격을 평균 50%가량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최근 발송했다. 하루에 1ℓ짜리 우유 2만개 정도를 공급받고 있는 스타벅스 관계자도 이날 낮 "우유 공급가격 인상폭을 놓고 40~60% 수준에서 협의 중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우유의 한 대리점으로부터 우유를 공급받는 SPC도 최근 3월부터 우유가격을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커피전문점에서 주로 사용하는 1ℓ 팩우유를 23.3%,저지방우유는 29.6% 인상한다는 것이었다.
한편 서울우유는 업체 납품가격 인상을 추진했을 때도 학교급식과 가정배달,유통점에서 판매되는 우유가격은 당분간 조정하지 않을 방침이었다. 국내 우유시장에서 서울우유는 37%를 차지하고 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이 회사가 업체용 우유 납품가격 인상방침에 대해 "특수거래처에 대해 종전에 할인 판매되고 있던 가격을 할인되지 않은 정상가격으로 환원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밝힌 것은 16일 오후 4시께였다. 오는 3월 학교급식 재개를 앞두고 급식우유의 65% 정도를 공급하는 입장에서 학교급식 및 가정배달,유통점 판매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었다. 회사 측은 "원료용 대포장 단위로 판매하는 거래처는 전체 물량의 5% 내외인데,이번에 공급가격 정상화 조치를 통해 우유 수급을 안정화할 계획"이라고까지 덧붙였다.
이어 이날 오후 8시께 이 회사는 우유 납품가격 인상과 관련해 "실무부서의 납품가격 의사타진 과정에서 빚어진 오류"라며 "현재 가격 인상계획이 없다"고 느닷없이 밝혔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실무진의 의사타진 과정 정도였다면 4시간 전의 회사 측 입장은 나오지 않았을 터이다. 업계에선 정부의 '보이지 않는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납품가격을 올리기로 했던 서울우유가 인상계획을 철회한 것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전방위적으로 물가상승 억제에 나서고 있는 데 따른 것이란 해석이다. 회사 측에선 부인하고 있지만,농림수산식품부 등에서 압박을 가했다는 얘기도 전해졌다.
납품가격 인상에 나섰던 배경에 대해 서울우유 관계자가 "작년까지만 해도 원유가 많이 남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광고효과 등을 감안해 원가 이하 수준으로 우유를 공급했지만 지금처럼 우유 공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 가격에 계속 공급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 대목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그는 "시중에 팔리는 우유 1ℓ 가격은 2000원을 넘지만 그동안 스타벅스 측에 공급한 1ℓ짜리 우유 가격은 990원이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우유에 이어 우유 공급가를 3~10% 올리는 방안을 검토했던 매일유업 관계자도 "인상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 회사는 스타벅스와 CJ푸드빌(뚜레쥬르)에 '오는 3월부터 우유 공급가격을 평균 50%가량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최근 발송했다. 하루에 1ℓ짜리 우유 2만개 정도를 공급받고 있는 스타벅스 관계자도 이날 낮 "우유 공급가격 인상폭을 놓고 40~60% 수준에서 협의 중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우유의 한 대리점으로부터 우유를 공급받는 SPC도 최근 3월부터 우유가격을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커피전문점에서 주로 사용하는 1ℓ 팩우유를 23.3%,저지방우유는 29.6% 인상한다는 것이었다.
한편 서울우유는 업체 납품가격 인상을 추진했을 때도 학교급식과 가정배달,유통점에서 판매되는 우유가격은 당분간 조정하지 않을 방침이었다. 국내 우유시장에서 서울우유는 37%를 차지하고 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