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이슬람 채권 '이혜훈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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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종교단체 찾아 반대 설득 "한 번 반대하면 통과 어렵다"
"이혜훈 의원(한나라당 · 사진)님한테만 걸리면 기획재정부가 꼼짝 못합니다. "(재정부 관계자)
이슬람 채권(수쿠크)의 비과세 혜택을 골자로 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2월 국회의 쟁점 법안으로 떠오르면서 개정 반대를 주도하고 있는 이 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이슬람채권이란 이슬람 국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현지에서 발행하는 채권.이 채권이 다른 채권과 다른 점은 이자 대신 배당을 한다는 점.이슬람 국가들은 율법에 따라 이자소득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채권 발행 자금으로 실물자산에 투자한 후 그 이익을 배당 형태로 돌려주는 것이다. 현행 조특법상 외화표시채권의 이자소득에 대해선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지만 이슬람채권은 혜택을 줄 '대상'이 없는 셈이다.
따라서 정부는 중동 오일머니 유치를 위해 이슬람 채권에 대해서도 똑같은 혜택을 주기로 하고 지난해 과세특례 조항을 신설,이슬람 채권의 배당에도 비과세하는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이 의원은 다른 투자상품과의 형평성 문제와 이슬람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이 테러자금으로 쓰일 수 있다는 이유로 법 개정에 꾸준히 반대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 관련 단체를 찾아다니면서 수쿠크에 비과세 혜택을 주면 왜 안 되는지 설명했다"며 "종교단체들이 제 의견에 동조하면서 이제서야 반대 논리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지원금으로 수쿠크 자금을 활용하려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개정안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커지고 있다.
재정부는 이런 흐름에 다급해졌다.
주영섭 세제실장은 지난 15일 이 의원에게 법안의 취지를 설명하겠다며 만나자고 했지만 일정상의 이유로 거절당한 뒤 다음날인 16일 다시 연락해 이 의원과 만날 수 있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 의원이 재정위에서 주장한 것 중에서 관철이 안 된 게 거의 없다"고 했다. 이 의원은 앞서 재정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외금융계좌신고제 도입을 관철시켰다. 한국투자공사(KIC)의 국내 투자를 허용하려 했던 것도 이 의원의 벽에 막혀 무산됐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이슬람 채권(수쿠크)의 비과세 혜택을 골자로 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2월 국회의 쟁점 법안으로 떠오르면서 개정 반대를 주도하고 있는 이 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이슬람채권이란 이슬람 국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현지에서 발행하는 채권.이 채권이 다른 채권과 다른 점은 이자 대신 배당을 한다는 점.이슬람 국가들은 율법에 따라 이자소득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채권 발행 자금으로 실물자산에 투자한 후 그 이익을 배당 형태로 돌려주는 것이다. 현행 조특법상 외화표시채권의 이자소득에 대해선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지만 이슬람채권은 혜택을 줄 '대상'이 없는 셈이다.
따라서 정부는 중동 오일머니 유치를 위해 이슬람 채권에 대해서도 똑같은 혜택을 주기로 하고 지난해 과세특례 조항을 신설,이슬람 채권의 배당에도 비과세하는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이 의원은 다른 투자상품과의 형평성 문제와 이슬람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이 테러자금으로 쓰일 수 있다는 이유로 법 개정에 꾸준히 반대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 관련 단체를 찾아다니면서 수쿠크에 비과세 혜택을 주면 왜 안 되는지 설명했다"며 "종교단체들이 제 의견에 동조하면서 이제서야 반대 논리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지원금으로 수쿠크 자금을 활용하려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개정안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커지고 있다.
재정부는 이런 흐름에 다급해졌다.
주영섭 세제실장은 지난 15일 이 의원에게 법안의 취지를 설명하겠다며 만나자고 했지만 일정상의 이유로 거절당한 뒤 다음날인 16일 다시 연락해 이 의원과 만날 수 있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 의원이 재정위에서 주장한 것 중에서 관철이 안 된 게 거의 없다"고 했다. 이 의원은 앞서 재정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외금융계좌신고제 도입을 관철시켰다. 한국투자공사(KIC)의 국내 투자를 허용하려 했던 것도 이 의원의 벽에 막혀 무산됐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