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16일 차기 분데스방크 총재로 지명한 옌스 바이트만 보좌관(사진)은 일반인에게 크게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지난 5년간 독일의 경제 정책을 배후에서 지휘한 '경제 신동'으로 꼽힌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바이트만을 "총리에게 귀엣말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악셀 베버 현 총재는 지난주 조기 사임 의사를 밝혔으며 오는 4월30일 퇴임한다.

프랑스 엑상프로방스와 파리,독일 본 등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프랑스 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2003년엔 경제전문가 5명으로 이뤄진 일명 '5현자(賢者)위원회'로 불리는 독일 경제정책자문위원회의 사무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2006년 베버 총재의 추천으로 총리실에 들어가 글로벌 금융위기 및 유럽 재정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메르켈 총리의 정책을 조율했다. 바이트만이 본에서 공부하던 시절 담당 교수였던 베버 총재는 경제 이론에 대한 뛰어난 이해력과 실용주의적 성향을 높이 평가해 메르켈 총리에게 그를 천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해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내용과 전략을 준비했으며 2009년에는 총리를 대리해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의 의제를 조율하고 다른 국가와 협력을 도모하는 '셰르파(Sherpa)'로 활동했다. 메르켈 총리는 바이트만에 대해 "최고 수준의 전문 능력과 빛나는 지성,독립적인 사고를 가진 인물"이라고 평했다.

야당인 사민당 등은 총리의 측근이 곧바로 분데스방크 총재로 직행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바이트만이 이른 시일 내에 메르켈 총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색깔을 보여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