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물가상승 억제 방침 속에 국내 최대 우유업체인 서울우유가 업체 공급용 우유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다 철회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우유 납품가격 인상계획을 밝힌 지 4시간 만이다.

서울우유는 커피전문점 및 제빵업체 공급용 우유 납품가격 인상과 관련해 "실무부서의 납품가격 의사타진 과정에서 빚어진 오류"라며 "현재 가격 인상계획이 없다"고 16일 저녁 밝혔다.

이날 낮에만 해도 이 회사는 "학교급식 및 가정배달,유통점 판매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해 원료용으로 우유를 공급하는 특수거래처에 대해 종전에 할인 판매되고 있던 가격을 할인되지 않은 정상가격으로 환원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인상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우유는 그동안 업체공급용 우유를 시중 판매가격의 절반 수준에 납품했다.

이처럼 몇 시간 만에 서울우유가 가격 인상방침을 다급히 철회한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와 농림수산식품부 등 정부 차원에서 물가상승 억제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업계를 압박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부가 '물가잡기'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상계획이 알려지면서 큰 부담을 느꼈다는 지적이다.

이에 앞서 이 회사는 스타벅스와 CJ푸드빌(뚜레쥬르) 등에 '오는 3월부터 우유 공급가격을 평균 50%가량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최근 발송했다. 하루에 1ℓ짜리 우유 2만개 정도를 공급받고 있는 스타벅스 관계자는 이날 "우유 공급가격 인상폭을 놓고 40~60% 수준에서 협의 중이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