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의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투자심리를 옥죄고 있다. 이렇다 할 악재가 없지만 외국인이 팔자를 지속하면서 국내 투자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 등 낙폭이 컸던 이머징 증시가 최근 반등하고 있다. 신흥국의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긴축 우려가 예전만큼 증시를 압박하지 않고 있다.

시장이 인플레와 긴축이라는 악재에 대해 내성이 생기기도 했지만 실제적으로 이런 우려들이 신흥국의 성장성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 중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9%를 기록,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긴축 우려를 한층 완화시키고 있다. 최근 급등했던 농산물 가격도 따뜻한 봄이 오면 진정될 가능성이 높고 원자재 가격도 조정을 보이고 있다.

악재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전날 장 후반 흐름에서 보듯이 여전히 수급은 취약하고 투자심리는 얼어붙어 있다.

외국인이 당장 매수에 나서지 않는 한 당분간 코스피지수의 바닥찾기 과정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증시가 장 초반 반짝 상승 이후 후반으로 갈수록 힘을 내지 못하는 부분도 투자자들의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지수는 저점을 타진하면서 조정 흐름을 좀 더 이어갈 수 있다. 그렇지만 지수를 끌어내렸던 인플레이션 공포와 외국인 매도가 잦아든다면 지수는 또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강도 긴축, 성장훼손에 대한 우려는 점차 완화될 것"이라며 "이로 인한 외국인 매물 공세도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누그러지면서 단기적으로 저점을 테스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인플레이션 우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조정 국면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이런 우려가 희석되는 시점부터는 의미 있는 반등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수 하락에 겁먹고 투매에 동참하기보다는 인내심을 가지고 코스피지수가 바닥을 찾는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외국인 대신 사자에 나서고 있는 투신과 연기금의 매매 동향에 주목하면서 반등 시점을 조용히 타진할 시점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