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파이널 퀸’ 신지애(23·미래에셋)가 17일 미국L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혼다 LPGA 태국 대회에 출전한다.신지애는 동계 훈련 기간 많은 일을 겪었다.현장에 있는 프리랜서 최민석 JNA 기자를 통해 신지애의 출사표를 들어봤다.

▶시즌 개막 소감은.

“굉장히 기대가 되는 시즌입니다.라식 수술도 하고 코치와 캐디도 바뀌고 많은 게 변했습니다.또 올 시즌부터는 나 혼자 다니게 됐습니다.주변에서 걱정도 많이 합니다.우려 아닌 우려인데 그동안 잘 해 오던 게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해 망가지지나 않을까 하는 점에서 걱정하시는 것 같습니다.잘 하겠다는 믿음도 있지만 걱정도 큰 것 같습니다.시즌이 코 앞으로 다가와서 부담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준비를 하고 뭔가를 보여줘야 할 상황입니다.호주에서 시즌 첫 대회를 치렀는데 마지막 날 약간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운 성적이었습니다.쉽게 플레이했다는 느낌이 있어서인지 만족스럽습니다.개막전을 쉽게 치르고 나니 지금도 매우 편한 느낌입니다.”

▶호주여자오픈 이후 월드랭킹이 바뀌었는데 서운하진 않나.

“그렇지 않습니다.항상 얘기했듯 넘버원이 꿈꿔온 자리이긴 하지만 아직은 조금 빠르다는 생각입니다.그래서 시간을 좀 더 갖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좋은 라이벌들이 있으니 치열하게 경쟁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물론 로레나 오초아,아니카 소렌스탐처럼 독주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보다는 아직 좀 더 많은 대회 경험이 필요합니다.그런 부분들을 채워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며 좋은 경쟁 속에서 발전하는 발판이 되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올해는 누구랑 투어를 다니나.

“혼자 다닙니다.뭔가 부딪치고 많이 익힐 것 같습니다.아빠나 매니저가 있으면 편하겠지만 다른 선수들과의 교류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영어를 잘 못하지만 많은 선수들이 내가 직접 얘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좋은 선수 및 친구들과 교류도 중요합니다.그런 것만 잘 하면 아빠나 매니저와 같이 다닌 때보다 안정감 있고 편안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이나 어른들이 걱정하는 점은 밥 굶고 다닐까봐 그러시는 것 아닐까.

“(웃음)그렇지는 않습니다.챙겨먹을 건 챙겨 먹어야 합니다.목표가 있으면 밥도 못 거르죠.혼자 있으면 잘 안 먹는 편이기는 합니다.하지만 지금은 내가 나 하나만 위해서 먹고 안 먹고 할 그럴 상황은 아닙니다.많은 팬들도 있고 내 몸 하나 지키는 것도 다른 분들을 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점은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코치가 바뀌었는데.

“글렌 도허티(Glen Daughty)입니다.샌디에이고에 사는데 청야니를 7~8년 가르쳤습니다.야니가 집을 옮기면서 어쩔 수 없이 코치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고 들었습니다.야니를 자주 만나니까 코치에 대해 많이 얘기하는 편입니다.코치도 야니 얘기를 많이 해주는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스티브(전 코치)는 페이드를 선호하는 스윙이었는데 볼 컨트롤이나 정확도는 좋았습니다.하지만 거리라든지 다른 차이 때문에 다시 드로 구질로 만들고 있습니다.저는 원래 드로 구질로 플레이하던 선수였습니다.페이드로 공략을 해서 볼 컨트롤은 쉬워졌지만 자꾸 볼을 다루는 데 조심스러운 습관이 생겼습니다.지금은 드로 구질로 많이 돌아왔습니다.훈련을 캘리포니아 팜 스프링스에서 했는데 (샌디에이고에서) 2시간도 안 되는 거리여서 코치가 저를 찾아왔습니다.새로운 기술적 변화는 없고 기본적인 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안경이 없어졌는데 편한가.

“편한 거 반,허전한 거 반입니다.라식하고 나서는 잘 보이는데 확실히 햇볕에는 좀 더 민감합니다.그냥 느낌일 수도 있지만….그래서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는 데 선수들이 놀립니다.옷 맞춰서 선글라스를 낀다고도 하고 보기도 좋고 축하한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그외에 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캐디도 바뀌었는데

“딘 허든(전 캐디)의 어미니 건강이 많이 악화돼셨다고 합니다.골프 때문에 20년 넘게 가족과 떨어져 있었는
데 그런 부분 때문에 어머니 곁을 지켜드리고 싶다고 했어요.그래서 작년에 결정이 났습니다.호흡이 좋았던 것을 많은 분들이 아셨던 상황이어서 무슨 일이냐는 반응이었습니다.일본이 호주와 가까워서 일본 대회에 출전할 때는 딘이 도와줄 예정입니다.

숀(새 코치)이 먼저 캐디 일을 물어왔습니다.워낙 (한)희원 언니하고 같이 다니는 것을 많이 봤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희원 언니의 일을 서로 좋게 그만둔 뒤 함께 일을 하게 됐습니다.숀과 동계훈련 때 같이 훈련을 하지 못했고 이번 대회에서 처음 호흡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무엇을 좋아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캐디에게 특별한 주문이라도 있나.

“그립을 만지지 말라고 했습니다.그립을 잡으면 땀이나 기름이 묻어서 미끄러질까봐 그런 겁니다.기본적인 것은 잘 하는 캐디이기 때문에 다른 주문은 없습니다.워낙 부지런한 캐디이기 때문에 마음에 듭니다.취향도 비슷한 것 같고 좋아하는 숫자도 ‘4’로 같습니다.”

▶피부에 여드름이 좀 많아 보이는데.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믿을 거라고는 피부밖에 없었는데 갑자기 많아졌어요(웃음).사춘기가 이제 오나 보네요.언니들이 입 주위에 여드름이 생기면 누가 좋아하는 거라고 하는데,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시즌 목표는.

“작년에 몸이 안 좋아서 회복하면서 좋은 몸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10년 동안 쌓였던 것이 작년에 한꺼번에 터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대회도 많이 나가지 못했어요.하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대회 수를 좀 늘리려고 생각하고 있어요.올해는 어디에서든 치우치지 않고 좋은 플레이를 하는 게 목표입니다.사실 지난해는 정말 잘 놀았다는 생각이 든 한 해였습니다.열흘 정도 아무 생각없이 놀았는데 덕분에 올해 동계 훈련을 시작하면서 새롭게 시작할 각오가 생겼습니다.지금으로서는 확실히 재충전됐다는 느낌입니다.올해는 쉬는 거에 대한 미련이 없는 만큼 예전처럼 독하게 마음 먹고 대회를 치를 생각입니다.그런 뒤 시즌을 마친 겨울에 다시 확실하게 놀고 싶습니다.성적에 대한 목표는 물론 우승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다시 우승하고 싶은 대회는 에비앙 마스터스입니다.애국가를 부르고 태극기를 본 게 너무 멋있었어요.나뿐 아니라 다른 한국 선수들도 꼭 우승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그 대회에 온 많은 교민들이 세레모니를 보고 너무 뿌듯해 눈물이 났다고들 하세요.저도 눈물이 나는 걸 억지로 참았어요.어떤 우승이든 의미는 있겠지만 그 대회의 세레모니는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그리고 2년 연속으로 아쉽게 놓친 올해의 선수상도 해보고 싶어요.아직 한국 선수 중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가 없기 때문에 그 부분에 집중해 대회수도 채우고 할 겁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