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멋있는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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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집 음반을 내고 한참 '가수 활동'을 할 무렵이다. 언론 인터뷰 때 기자들의 단골 질문은 정치인과 연예인 중 어느 쪽이 더 어렵냐는 것이었다. 나의 단골 답변은 이랬다. "정치인과 연예인은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산다는 점에서 같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연예인은 대중을 즐겁게 하는데,정치인은 대중을 짜증나게 만든다. "
정치가 이왕이면 대중을 즐겁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정치는 내용적으로 '민심을 잘 읽고 민심을 얻는 정치'가 돼야 할 것이다. 이렇게까지는 안 되더라도 우리 정치가 최소한 외양상으로라도 즐거운 정치가 되었으면 한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즐거운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민주주의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의 유명 정치인들을 보면 말도 잘하고,제스처도 자연스럽고,옷도 멋있게 입는다. 여기에 비해 대부분의 우리 정치인은 말도 딱딱하고,제스처도 매우 어색하고,옷차림도 세련되지 못하다.
우선 옷차림만 따져보자.나는 종종 우리당의 지도부에 있는 선배들에게 옷 좀 잘 입으시라고 잔소리를 한다. 지도부는 당의 얼굴로서 이들의 이미지가 당의 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고급 브랜드에 최신 유행의 옷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깔맞춤'은 하고,전혀 몸에 어울리지 않는 옷 정도는 피하자는 것이다. 항공모함처럼 헐렁한 바지에,'유치찬란한' 와이셔츠에,촌티 나는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분도 있다. 이건 정말 아니다 싶을 때가 많다.
정치인은 또 옷을 너무 천편일률적으로 입는다. 칙칙한 공무원 색상과 스타일의 와이셔츠와 양복에서 벗어나면 무언가 불안해 주위의 눈치를 살피는 것 같다. 공식 회의나 행사가 없는 날 티셔츠에 청바지라도 입고 나가면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야 한다. 때로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하는데 사이클 복장으로 의원회관에 들어가다가 경비원들로부터 제지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한다.
가끔 언론에 베스트드레서 상을 받는 정치인 관련 기사가 나온다. 과연 옷을 잘 입어서 주는 건지,잘나가는 정치인이라서 주는 건 아닌지 의아하다. 하여간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연예인 못지않게 멋있고 대중을 즐겁게 하는 정치인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올 때도 됐다.
다만 여기서 오해해서는 안 될 대목은 정치인의 멋이 재정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비교적 검소하게 사셨던 함석헌 선생이나 제정구 전 의원 같은 분은 지금도 굉장히 멋이 있는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틈만 나면 싸우는 정치인들이 멋은 무슨 얼어죽을 멋이냐고 하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그런 정치인이 옷차림마저 '비호감'이라면 이건 설상가상이 아닐까.
정두언 < 한나라당 국회의원 dooun4u@hanmail.net >
정치가 이왕이면 대중을 즐겁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정치는 내용적으로 '민심을 잘 읽고 민심을 얻는 정치'가 돼야 할 것이다. 이렇게까지는 안 되더라도 우리 정치가 최소한 외양상으로라도 즐거운 정치가 되었으면 한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즐거운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민주주의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의 유명 정치인들을 보면 말도 잘하고,제스처도 자연스럽고,옷도 멋있게 입는다. 여기에 비해 대부분의 우리 정치인은 말도 딱딱하고,제스처도 매우 어색하고,옷차림도 세련되지 못하다.
우선 옷차림만 따져보자.나는 종종 우리당의 지도부에 있는 선배들에게 옷 좀 잘 입으시라고 잔소리를 한다. 지도부는 당의 얼굴로서 이들의 이미지가 당의 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고급 브랜드에 최신 유행의 옷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깔맞춤'은 하고,전혀 몸에 어울리지 않는 옷 정도는 피하자는 것이다. 항공모함처럼 헐렁한 바지에,'유치찬란한' 와이셔츠에,촌티 나는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분도 있다. 이건 정말 아니다 싶을 때가 많다.
정치인은 또 옷을 너무 천편일률적으로 입는다. 칙칙한 공무원 색상과 스타일의 와이셔츠와 양복에서 벗어나면 무언가 불안해 주위의 눈치를 살피는 것 같다. 공식 회의나 행사가 없는 날 티셔츠에 청바지라도 입고 나가면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야 한다. 때로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하는데 사이클 복장으로 의원회관에 들어가다가 경비원들로부터 제지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한다.
가끔 언론에 베스트드레서 상을 받는 정치인 관련 기사가 나온다. 과연 옷을 잘 입어서 주는 건지,잘나가는 정치인이라서 주는 건 아닌지 의아하다. 하여간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연예인 못지않게 멋있고 대중을 즐겁게 하는 정치인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올 때도 됐다.
다만 여기서 오해해서는 안 될 대목은 정치인의 멋이 재정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비교적 검소하게 사셨던 함석헌 선생이나 제정구 전 의원 같은 분은 지금도 굉장히 멋이 있는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틈만 나면 싸우는 정치인들이 멋은 무슨 얼어죽을 멋이냐고 하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그런 정치인이 옷차림마저 '비호감'이라면 이건 설상가상이 아닐까.
정두언 < 한나라당 국회의원 dooun4u@hanmail.net >